【뉴스퀘스트=전순기 기자】 중국은 자전거 왕국으로 유명하다. 이런 나라에서 전기 자전거가 굴러다니지 않을 까닭이 없다.

2020년 기준으로 3억2000여 대가 대륙 곳곳을 누비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보유량의 90%에 이르는 것으로 거의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봐도 좋다.

당연히 시장의 절대 강자는 중국 업체일 수밖에 없다. 바로 야디(雅迪)가 주인공이다. 시장 점유율이 15%에 이른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 전기 자전거 전람회에 등장한 야디의 히트 모델인 관즈 시리즈. 첨단 기능이 많이 들어가 있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2001년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설립된 야디는 업계 1위답게 외견적인 위상이 대단하다. 2016년 5월 홍콩 증시에 상장되면서 유니콘이 된 사실을 굳이 꼽을 필요도 없다.

현재 시가총액이 388억 홍콩 달러(5조8290억 원)에 이르는 현실만 봐도 좋다. 매출액 역시 간단치 않다. 200억 위안(元. 3조6000억 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의 분석에 따르면 5, 6년 내에 1000억 위안을 돌파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데카콘으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된다. 전기 자전거 업계의 애플이라는 야디의 별칭이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야디의 위용은 중국 내 500대 기업 랭킹에 업계 최초로 진입한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2020년 기준으로 449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의 성장 속도로 보면 앞으로 랭킹이 더 높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야디가 경쟁사들보다 비교적 늦게 출범했음에도 업계 유일의 연 1000만 대 판매 기업이 된 이유는 당연히 많다. 무엇보다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면서도 터무니없이 비싸지 않은 가격에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을 우선 꼽아야 한다.

최고급 제품이 6000 위안을 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부담 없이 구입이 가능하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이에 대해서는 전기 자전거 마니아인 변호사 천구이룽(陳貴龍) 씨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원래부터 자전거 마니아였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취미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일반 자전거는 빨리 망가진다. 하지만 전기 자전거는 다르다. 한 번 사면 몇 년은 기본적으로 탄다. 더구나 비싸지도 않다. 야디의 것이 가장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것 같다. 1년에 한 대씩은 산다고 보면 된다.”

대표 모델인 관즈(冠智) 시리즈의 폭발적 인기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ATL과 CATL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이 시리즈는 20분 만에 80%의 충전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스마트 무선 충전, 초고속 충전, 긴 수명 등도 다른 제품과 차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빨리 입소문을 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제품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수출에 주력한 노력도 인정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대표적인 제품도 있다. 한국을 포함해 20여 개 국가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Z3’를 꼽을 수 있다.

이 제품은 기존의 제품보다 더욱 개선된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배터리 방전 시 교환이 가능한 고용량 파나소닉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도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최대 시속이 120km에 이르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충격 완화 시스템을 탑재해 운전자의 편안함과 안전을 보장한 것 역시 나름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뛰어난 기술력은 아이마(艾瑪)를 비롯한 신르(新日), 샤오뉴(小牛) 등의 경쟁사들도 인정하는 야디의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모든 제품들의 잠금 및 시동 기능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되는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둥징구이(董經貴) 회장이 최근 행한 한 연설에서 “우리 제품은 실시간 위치 확인이나 차량 LED 색상 변경 같은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 또 외부 충격 감지 및 지정구역 이탈 시 운전자에게 알림을 발송하는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설정 여부에 따라서는 경보음이 울리는 보안 기능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사용자 중심인 고급 지능형 제품의 생산을 통해 운전자의 만족감을 높이면서 기분 좋은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전념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스마트폰과 결합된 최신 IoT기술로 유행을 선도할 수 있다.”고 자화자찬한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야디는 현재의 위상을 유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극강의 기업이 되려는 노력도 많이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AI)이나 자율 주행 등 4차 산업 분야의 인재들을 대거 스카우트하는 행보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는 확실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전기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다.

야디의 광고. 중국 여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모델로활동하고 있다./제공=신징바오.

현재보다 수출에 더 주력하고자 하는 행보 역시 주목된다고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건비를 비롯한 원가 부담이 비교적 덜한 동남아 등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명도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광고 모델로 할리우드 스타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한국 시장을 노리고 한류 스타 이민호를 모델로 기용했던 사실에 비춰보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전기 자전거 업계의 애플이라는 별칭에서도 보듯 야디의 미래는 무척이나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당분간 큰 불황이 도래하지 않을 현실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염과는 크게 관계없는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이라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빨리 탄소 제로 국가가 되겠다고 공언한 정부 당국의 적극적 지원까지 더해질 경우 야디는 데카콘으로 가는 탄탄대로를 이미 걷고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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