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서 80.2% 찬성으로 분할 안건 통과...전기차 배터리·탄소포집 등 주요사업 가속화
주주가치 하락 우려에 '달래기' 나설지 주목...김준 총괄사장 "연말께 주주환원 방향성 공개"

16일 SK이노베이션은 임시 주주총회 자리에서 배터리·석유개발 사업의 분할계획서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이날 임시 주총에 참석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그린기업 대전환을 선언한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을 떼어내기로 최종 확정했다.

16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사업 분할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석유개발 사업이 가진 경쟁력을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고, 두 사업의 분할이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지난 8월 3일 이사회에서 분할을 의결했다.

그 뒤 열린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석유개발 사업의 분할 안건은 80.2%의 찬성표를 받으며 통과됐다.

이로써 배터리 사업은 신설법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 석유개발 사업은 'SK이앤피주식회사'(가칭)로 재탄생한다. 공식 출범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배터리 신설법인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배터리 서비스(BaaS),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맡게 된다. 석유개발 법인은 석유개발생산·탐사,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분할 방식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의 발행 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결정에 따라 회사의 혁신 전략인 '카본에서 그린으로'(Carbon to Green)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라며 "회사 분할을 시발점으로 각 사에 특화된 독자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질적·양적 성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지배구조 헌장 신설, 이사회 내 위원회 명칭 변경, 이익 배당을 금전·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는 조항 신설 등 정관 개정 안건도 97.9% 찬성으로 통과됐다.

16일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으로 주식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조만간 주식 배당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분할계획의 취지 및 목적에는 공감하나, 핵심 사업부문인 배터리사업 등의 비상장화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준 사장은 "아직 올해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을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배터리 신설법인 상장에 대해서는 "조급할 필요가 없고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며 "최소한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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