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규제와 금융당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각종 규제와 금융당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정부 당국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중심을 한 수도권 아파트 매수 심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3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7.1을 기록했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23주 연속 100을 웃돌고 있다.

경기와 인천도 각각 113.3과 114.3으로 지난해 5월과 10월 이후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는 111.5를 기록하며 아파트 매수의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다만 최근 계속되고 있는 수도권 부동산 열풍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특히 정부당국의 대출규제와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인상이 계속되고 있어 자칫 급속한 버블붕괴에 따른 시장전체의 혼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통계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7월(0.95%)보다 0.07%포인트 높은 1.02%로 집계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최근 한 달 사이 0.07%포인트 올라 8월 기준 1%를 넘어섰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시중은행의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내 한 번 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라 향후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한 이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6억원의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했을 경우 단 1%의 금리만 인상되더라도 연 600만원의 추가 이자부담이 생기게 된다.

만약 이전 3.25%의 금리(변동)로 대출을 받았다면 1% 이자 상승으로 인한 월 평균 이자부담은 기존 162만5000원에서 212만5000원으로 급등하게 된다.

일반 서민가구의 경우 이런 이자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처럼 금리가 인상되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한 이들의 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들이 떠밀려 부동산 매각에 나설 경우, 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아파트 가격보다 대출받은 금액이 더 많아지는 깡통아파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국가 경제 전체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채를 일으켜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로 인해 자산이 증가할 경우 금리 상승 등의 긴축기에는 가계의 부담 증가로 경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 "부동산 보유자와 무주택자, 빚이 없는 부동산 보유자와 빚이 있는 보유자 사이의 양극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9월 둘째주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그래픽=한국부동산원]
9월 둘째주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그래픽=한국부동산원]

한편, 지난 16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2주(9.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 상승했고, 전세가격도 0.2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가격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인천, 경기에서 각각 0.21%, 0.45%, 0.4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을 0.40%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9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가격도 서울 0.17%, 인천 0.25%, 경기 0.29%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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