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도요타·현대차 등 앞다퉈 탄소중립 선언...철강산업서도 저감 움직임 가시화
지난해 전체 탄소배출 중 0.4%만 상쇄..."목표 실현 위해 관련 시장 50배 커질 것"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 세계에서 탄소배출 저감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의 발이 바빠지고 있다.

이들은 이르면 2040년까지, 늦어도 2050년까지 사업장과 생산 제품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하며 주요국들의 친환경 기조에 앞다퉈 동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실제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목표 달성까지 기업 주도의 탄소 상쇄 시장이 50배 커져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체 탄소배출 목표를 설정하며 환경 보호 경영을 실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기업 차원의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대표 산업군은 반도체와 자동차다. 이들은 제조 과정뿐만 아니라 제품까지 친환경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미국의 완성차기업 포드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자동차 생산량 중 40%를 전기차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과 도요타도 2050년을 탄소중립 시점으로 점찍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대표적으로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가 2050년까지 전 세계 공장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제조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많아 탄소 배출이 높다.

조기 달성을 예고한 기업들도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40년까지, 현대자동차는 2045년까지 제품과 사업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철강산업도 '탄소배출 우등생'이라는 딱지를 떼고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세계 철강사 중 최초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들은 친환경 기업으로 한 발자국 나아가, 자국 혹은 사업장이 있는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현재 이들의 주요 사업장이 있는 미국·유럽·한국 등은 2050년 탄소중립을 예고한 상태다. 중국도 지난 22일 미국에서 열린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들의 탄소중립 실천 방안이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각개약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탄소상쇄 시장은 아직 상대적으로 작다"라며 지난해 전 세계 탄소 상쇄 규모가 2억1000만 미터톤(질량의 단위)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는 그 해 전체 탄소 배출량의 0.4%에 불과한 성적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목표 달성에 필요한 상쇄 규모가 7.6기가톤이라고 추정했다.

탄소상쇄는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만큼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벌이거나 환경 기금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산림 복원과 친환경 시설 투자, 탄소포집·저장(CCUS) 개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금의 수준으로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탄소중립 목표 달성까지 탄소상쇄 시장이 최소 4배 최대 50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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