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상주 냉림동 느티나무는 520년을 한 자리에서 살아온 보호수다.

냉림동 느티나무는 상산초등학교 운동장 가장자리에 서 있다.

그러다 보니 이 느티나무에는 학교와 관련된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진다.

느티나무가 사람과 더불어 오랫동안 살다 보니, ‘옆에 학교가 생겼다’라는 사람의 일과 관련을 맺게 되고, 그게 확장되어 전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지만, 옛날에는 나무 바로 옆에 연못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연못에서 천년 묵은 큰 구렁이가 나타났다.

깜짝 놀란 사람들은 그 구렁이를 몽둥이로 잡아 죽였다. 그리고 얼마 뒤에 구렁이가 살던 연못을 메워 그 자리에 학교가 들어섰다.

승천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원혼이 된 구렁이는 학교 일에 훼방을 놓기 시작했다.

구렁이는 학교의 중요한 행사인 운동회나 소풍 때마다 어김없이 비가 내리게 했다.

마을 사람들은 날씨가 가물면 이런 말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상산초등학교에서 소풍이라도 가야 하나 보다.”

냉림동 느티나무는 크고 아름다운 나무였지만, 지금은 늙고 쇠약해져 줄기도 온전치 않다.

줄기가 4m쯤 높이에서 부러져 나무는 균형을 잃었다.

줄기의 밑동 한쪽은 거의 전체를 충전재로 메웠다. 아직 살아 있는 줄기 껍데기 한쪽 끝에서 돋아난 가지 두 개가 위로 뻗으며 자랐고, 그중 한 가지에서만 다시 새 가지를 내고 잎을 피웠다.

나머지 가지 하나는 이미 죽어 부러졌다.

어른 가슴높이에서 측정한 둘레는 5.6m에 이른다.

줄기의 뿌리 쪽 둘레는 그보다도 훨씬 크다.

줄기가 위쪽으로 갈수록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양을 하게 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느티나무도 생로병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의 뒷부분을 감당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상주 냉림동 상산초등학교 운동장 가장자리가 지금 나무가 서 있는 자리이지만, 학교가 들어서기 전까지 이곳은 숲이었다고 한다.

숲이 워낙 시원해서 냉림(冷林)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숲 안에는 찬물이 솟아나 냉정(冷井) 혹은 냉동(冷洞)이라고 부르는 샘이 곳곳에 있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모든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전설적인 명장 정기룡(鄭起龍:1562~1622) 장군이 군사를 조련하던 연무대가 이 숲에 있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24년 무렵에 숲의 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고 한다.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농경 문화권에서 사람들은 나무를 신성하게 여겼다.

사람들은 소원을 빌기 위해 해마다 일정한 날을 잡아 나무 앞에 모여서 제를 올렸다.

이른바 당산제, 성황제, 동제, 당제로 불리는 마을 제사가 그것이다.

옛사람들에게 크고 오래된 나무는 신비한 존재였고, 오래된 나무에는 어김없이 신비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냉림동 느티나무는 오랫동안 사람과 더불어 살아온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나무다.

<상주 냉림동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3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520년
·나무 높이 12m
·둘레 5.6m
·소재지 상주시 냉림동 206
·위도 36.422982, 경도 128.160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