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재시 CEO "계속 고쳐나가야 할 부분 많다"... 코로나19 유급휴가 문제 거론

아마존 직접배송서비스 AMZL 센터에서 한 직원이 배송물품을 점검하고 있다. [아마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아마존의 새 수장이 회사의 고질적인 경영 리스크인 '노동자 처우'에 대해 입을 열었다.

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미 시애틀에서 열린 기업행사에서 직원들의 처우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존처럼 직원 수가 120만명에 달한다면 회사는 '작은 나라'와도 같다"라며 "우리는 (직원들을 위해)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아마존은 일부 물류센터·택배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노동환경 문제점이 계속 지적돼 왔다.

이들은 회사 근무 여건 상 화장실을 마음대로 갈 수 없어 병에 소변을 보는 등 격무에 시달리고 있고, 물류 차량에 탑재된 인공지능 감시 카메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재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여러 노동자 처우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최근 아마존이 직원들에게 휴가 권리를 원활히 보장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거나 격리 조치가 필요한 직원들에게 2주 유급 병가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직원들이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을 통해 휴가를 인정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재시는 자동화된 인적자원(HR)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며 "팬데믹 기간 동안 직원들은 장·단기 휴가를 요청할 수 있었지만, 수요만큼 시스템을 확장하지 못한 탓"이라며 "회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시는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회사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완벽한 척'을 하지 않겠다"라며 "때때로 직원 전체를 반영하지 못한 과장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가 계속 고쳐나가야 할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아마존 홍보영상 갈무리]

재시는 지난 7월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의 뒤를 이어 아마존 최고경영자직에 올랐다.

당시 업계는 재시가 베이조스보다 정치·사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목소리를 높여온 만큼, 아마존의 노동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달에는 10월 중순 5만5000여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할 자유가 있다"라며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CNBC는 베이조스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직전 '아마존을 지구 최고의 고용주로 만들자'라는 비전을 선포한 만큼, 재시가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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