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버론 대출액 493억9500만원 중 보증금으로만 369억6800만원 지급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월세, 매매 정보가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월세, 매매 정보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집값 불안에 전월세값 폭등으로 국민연금을 받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노후긴급자금인 '국민연금 실버론'으로 대출받은 금액 중 약 75%를 전월세 보증금 용도로 사용했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국민연금 실버론 대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버론 대출액 493억9500만원 중 보증금으로만 369억6800만원이 지급됐다. 연금대출의 74.8%가 부족한 집세를 충당하는 데 쓰인 것이다.

전월세 보증금 용도로 사용한 연도별 대출비율은 2019년엔 전체 599억2500만원 중 450억4800만원(75.2%), 2018년에는 323억2600만원 중 227억1200만원(70.3%)이었다.

실버론이 60세이상 연금수급자를 대상으로 하고, 이용자의 99.5%가 연금공제 방식으로 대출을 갚아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수 노인가구가 노후자금으로 사용할 연금을 전월세값 상승분 메우기에 쓰고 있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체 연금대출의 68.5%인 199억8700만원이 전월세 자금 용도로 쓰였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월세값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노인가구의 전월세 용도 대출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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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의원은 “국민연금을 담보 삼아 전세금을 마련하면 어르신 가구의 노후는 더욱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며 “연금을 주거비에 저당 잡힌 수급자에 대한 선제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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