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코로나19 확산에 중국 전력부족까지 겹쳐
아이폰13 생산량 줄일 수 있어...내년 1분기 매출 영향

종로구의 한 통신사 매장에 아이폰13 시리즈의 사전예약 판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종로구의 한 통신사 매장에 아이폰13 시리즈의 사전예약 판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애플의 차세대 5G 스마트폰 아이폰13 시리즈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예약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제품을 받아 보는 데까지만 4주 이상 소요되는 등 공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년 1분기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6일 국내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0시부터 시작한 아이폰13 시리즈의 1차 예약판매 물량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쿠팡에서는 예약판매를 시작한지 약 15분만에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와 아이폰13, 아이폰13 미니 등 제품 대다수가 일시품절됐다.

SKT의 스마트폰 판매처인 T다이렉트샵에서도 9분 만에 1차 예약판매를 위해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됐으며, KT에서 진행한 `미드나잇 배송` 이벤트로 마련한 물량 1000대도 완판됐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이폰13 미니의 경우 출고까지 7~10일, 아이폰13은 2~3주,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는 4~5주가량 소요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아이폰13 시리즈의 품귀현상은 국내 시장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리서치회사 에버코어 ISI의 아밋 다르야나니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국가에서 아이폰13 시리즈의 리드타임(주문 후 조달까지 걸리는 시간)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의 리드타임은 31일이며, 중국에서는 35일"이라면서 "다른 국가에서 배송까지 평균 28일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IT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와 미국 경제지 바론스는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을 인용해 아이폰13 시리즈의 리드타임이 길어진 원인으로 공급망 문제를 지적했다.

새믹 채터지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초기에는 카메라 모듈 등 제조 문제로 아이폰13의 생산이 지연됐으나,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베트남에서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한 것과 함께 중국 전력 부족으로 애플은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대형 조립회사들은 중국의 전력 부족과 관련해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형 부품회사들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전력 문제가 장기간 지속되면 광범위한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요인으로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의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최근 아이폰13 생산 제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애플의 아이폰13 제조 계획에 대한 잠재적 역풍은 올해 하반기 생산하기로 계획한 1억4300만대 중 500만~1000만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계절성에 따른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애플이 판매 호조 등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공급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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