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소은리 감나무

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상주시 소은리 감나무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라는 전설을 품고 있는 기념비적인 감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상주 소은리 감나무는 2015년 개장한 상주곶감공원 앞 곶감공원길 길가에 서 있다.

감나무 앞에는 보호수 표지판과 함께 ‘하늘 아래 첫 감나무’라는 안내 비석이 서 있다.

상주 지역에 내려오는 전설에서 그 유래가 설명되는 소은리 감나무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이 마을에는 보호수인 감나무에 대한 전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할미샘에 대한 전설이 함께 전해진다.

두 전설은 연결된 이야기다.

할미샘은 소은리 청당골 방구집에서 조금 떨어진 과수원 안에 있다.

‘방구집’은 바위가 있는 집이라는 의미다.

할미샘은 수량이 풍부해 사시사철 시원한 물줄기가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할미샘 전설은 다음과 같다.

소를 몰고 길을 가던 할머니가 목이 말라서 소 발자국에 패여 물이 괸 땅을 호미로 파니 맑은 샘물이 솟아올라 그 샘을 할미샘이라 하였다는 이야기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그런데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이 물을 마시고 점점 젊어져 연지라는 딸을 낳았다.

연지는 효성이 지극했다.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가 병을 얻자 하늘에서 감나무 묘목을 얻어와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 곶감과 감을 이 세상에 전하였다고 한다.

이게 바로 하늘 아래 첫 감나무 전설이다.

하늘 아래 첫 감나무 전설을 바탕으로 민요풍의 동요 ‘하늘 아래 첫 감나무’가 만들어졌다.

노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 약초 캐는 노부부가 대를 이을 자식이 없어 걱정하다가 자식 하나 점지해주길 하늘에 빌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약초 캐러 가던 길에 다리 다친 파랑새를 치료해 주었고, 파랑새는 보은하여 할미샘을 알려줬다.

노부부는 그 샘물을 먹고 다시 젊어졌고, 샘가에다 집을 짓고 파랑새가 가져다준 감나무를 심었다.

그것이 하늘 아래 첫 감나무다.

노부부는 연지라는 딸을 낳았다.

웬일인지 감나무에는 감이 열리지 않았다.

파랑새가 연지에게 하늘님이 허락해야 감이 열린다고 알려줬다.

연지는 감나무를 타고 하늘궁으로 가서 하늘님에게 감 접붙이기, 곶감 만들기 등 감에 대한 모든 것을 배워왔다.

그래서 상주는 천하제일 감 고장이 되었다.

전설을 합치고 변형해 노래 가사를 만들었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이 노래 이외에도 또 다른 민요풍의 동요 ‘곶감과 호랑이’, 트로트 대중가요 ‘상주곶감’이 만들어져서 상주 곶감을 알리는 데에 활용되고 있다.

‘곶감과 호랑이’와 ‘상주곶감’은 2019년 상주곶감공원에 감 모양의 노래비로 세워졌다.

소은리 감나무는 그저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상징적 감나무가 아니라, 감나무 자체로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이 과학적 분석으로 밝혀졌다.

소은리 감나무는 2010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나무줄기 절편 시료를 채취하여 DNA 지문을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고욤나무와 접목해 키운 나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를 통해, 상주 소은리 감나무는 우리나라에 살아 있는 모든 나무 가운데에 접목으로 키운 가장 오래된 나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갖게 됐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줄기의 가운데 부분이 썩고 줄기가 갈라졌지만, 소은리 감나무의 높이는 10m에 이른다.

감나무로서는 매우 큰 키다.

이 감나무에서 열리는 감의 품종은 상주 곶감의 대표적 재료인 ‘둥시’라는 조금 길쭉한 감이다.

소은리 감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이면서 경제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비슷한 수령의 다른 감나무들이 이제는 감을 맺지 못하는 것과 달리, 소은리 감나무는 여전히 한해에 3000개 이상의 감을 맺는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나아가 소은리 감나무에서 열리는 감으로 만든 곶감은 상주 지역 명품으로 매우 고가로 판매된다.

‘하늘 아래 첫 감나무’에서 열리는 감으로 만든 곶감이기 때문이다.

상주 곶감은 조선 시대부터 유명했다.

‘세종실록’에는 상주의 주요 공물 목록에 곶감이 있고, ‘예종실록’에는 상주의 곶감을 조정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상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곶감의 역사와 전통이 확인된다.

그 중심에 하늘 아래 첫 감나무, 소은리 감나무가 있다.

<상주 소은리 감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05-08-02
·보호수 지정 일자 2005. 3. 14.
·나무 종류 감나무
·나이 750년
·나무 높이 10m
·둘레 2.7m
·소재지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 379-1
·위도 36.373633, 경도 128.10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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