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
  •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 2021-12-01 17:38 (수)
[이철형의 와인 인문학㉓] '와인 데이'의 유래
[이철형의 와인 인문학㉓] '와인 데이'의 유래
  • 이철형 와인소풍 대표/와인칼럼니스트
  • 승인 2021.10.12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소풍 대표/와인칼럼니스트】 ‘와인 데이를 아십니까?’

무슨 ‘도를 아십니까?’도 아니고 난데없이 와인 데이?

마침 이 칼럼이 나가게 되는 시점이 10월 14일 전후일 듯한데 이 날이 와인데이다.

모르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제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는 듯하다. 이 날을 와인데이라고 세계 최초(?)로 명명한 사람이 바로 필자다.

어떻게 세계 최초라고 주장할 수 있냐고?

이 날을 명명하고 주변에 퍼트리고 마케팅에 활용하여 언론에도 나가게 하여 급기야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도 이 날을 와인 판매에 활용하게 되게 한 원조가 필자이기 때문이다.

와인데이가 만들어지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한 사회에 어떤 단어나 문화가 자리잡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필자가 원조 명명자라는 것도 입증이 된다.

아직 와인문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인 2000년 5월에 이미 와인 수입업을 13년째 하고 있던 친구들의 권유로 와인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와인 소매업을 함께 하기로 하고 무작정 와인 산업에 투신했다.

와인 소매업을 한다면서 샵이나 레스토랑을 낸 것이 아니라 와인 문화 보급을 위해 아카데미부터 만들 정도로 와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거의 전무했다.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나 해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와인을 마셔본 사람이 드물었고 와인이 사회 일부 특권층만의 문화라고 인식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는 와인에 대한 경험을 주어야 했고 와인 시장을 만들고 키우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아카데미부터 설립한 것이다.

첫 2년은 모회사가 수입사인 덕분에 무료로 시음주를 사용해가면서 무료강좌를 하다가 그 이후 유료로 전환했다.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국가 직업군으로 등록하면 낯선 직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하여 관계부처에 직업군으로 등록하려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이 종사자가 10만인가 20만인가가 되어야 직업군으로 등록이 된다고 할 정도로 정부조차도 해당 직업을 몰랐을 정도였다.

덕분에 그 때 알았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더 이상 사회의 엘리트층이 아니고 세상은 그들이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세분화되고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미래 직업군을 미리 예견하여 그 직업을 홍보하고 교육시키는 일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고 와인 지식이 전무하고 와인산업에 갓 입문한 내 눈에도 보이는 미래가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실망감도 컸다.

여하튼 그 정도로 그저 호텔 레스토랑 근무자 몇몇 정도만이 자체적으로 소믈리에라고 불렀지만 일반인들은 거의 모르던 시절이었다는 의미다.

2000년도 우리나라 와인 수입금액이 2천만불 수준이었으니 일반인들도 당연히 몰랐고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서조차도 와인은 주류 중에서도 찬밥신세라서 종류도 몇 개 없었지만 매대에서도 최하단에 놓여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인들에게 와인 문화를 보급하려면 하세월일 것 같아서 좀 더 빨리 가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 블랙 데이가 떠올랐다.

그래 ‘데이 마케팅’을 한번 해보자.

그래서 매월 14일이 어떻게 되어 있는 지 조사를 해봤더니 10월 14일이 레드 데이라고 되어있기는 했지만 딱히 어떤 상품이나 사회적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단풍의 계절이니 단풍 때문에 레드 데이라고 한 것 정도? 봄에 화이트, 블랙 데이가 있으니.

그래서 올타쿠나 마침 북반구에서 와인 생산국들은 지역별로 약간의 시기 차이는 있겠지만 이때쯤이면 양조까지 거의 끝나고 와이너리들은 추수 감사제 비슷한 축제 분위기일 테니 딱이다 싶어서 와인 데이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하나 나 혼자 정해놓고 나 혼자 알고 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와인 할인 행사를 만들면서 와인 데이 기념 행사라고 하면서 이를 언론에 홍보하기 시작했다.

언론의 기자들도 반색을 했다.

와인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들어오는데 와인데이까지 있다니 컨셉이 재미있고 독자들에게도 흥미를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이 용어를 채택해서 기사로 게재해주었다.

그러던 중 2005년도에 대형 마트에서 와인 전용 코너를 크게 만들기 시작하면서 유행처럼 펴져나가 모든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장에 와인 전용 코너가 등장했고 10월이 되면 ‘와인데이 맞이 와인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또 이를 언론에 홍보하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사회적 인지도를 갖게 되었다.

하나의 명칭이 누군가에 의해 정해져서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과 언론의 보도를 통해 사회적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물론 와인 애호가층도 늘어나면서 입소문을 통해 확산된 것도 무시할 수가 없다.

술꾼들이 어떻게든 명분을 만들어 술을 마시는 습관이 여기도 작용한 것이다.

이런 ‘00 데이’가 마케팅 활동의 결과일 가능성이 큰데 이 ‘데이 문화 현상’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발렌타인 데이가 효시가 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1909년 성 발렌타인 데이 인사장.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1909년 성 발렌타인 데이 인사장.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필자가 매월 데이 명칭을 확인하던 때인 2000년도를 전후해서 발렌타인데이를 본격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화이트데이, 블랙데이가 생겨나더니 그 이외의 매월 14일을 특정 명칭의 날로 부르기 시작했다.

거기서 발전하여 11월 11일을 특정 상품브랜드명을 따서 빼빼로 데이로까지 확장시켜 꼭 14일이 아닌 날도 의미있는 명칭을 붙이는 것으로까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에만 해도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조차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 1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

데이 문화는 마케팅과도 관련이 있지만 정작 소비자가 이를 수용할 경제적 심리적 물리적 여건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확산될 수 없는 문화라고 보여진다.

매월 14일이 특정 명칭의 날로 불리우고는 있지만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몇 개 이외에는 별로 널리 기억되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우리 사회가 1995년 1인당 국민 소득이 만불을 넘어가면서 사회적으로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가 해소되어 굶어 죽는 사람은 없게 되었고 소규모 집단조차도 하나의 시장을 형성할 정도의 규모가 되면서 심리적, 물리적 놀이 공간을 찾게 되어 생긴 현상이 아닐까라고 해석해본다. 즉 일인당 국민소득 1만불이 심리적, 경제적 소비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일인당 국민 소득 수준별로 보급되는 문화현상이 증명해준다.

익스트림 스포츠나 요트, 승마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에서 시작해서 3만불을 넘어가는 나라들에서 활짝 꽃피우는 문화라고 한다.

와인과 골프 문화는 일만불에 시작해서 2만불에 꽃피우는 문화이고.

그러나 대체적으로 우리나라는 좀 일찍 시작하는 편이라 요트 문화의 경우는 1.5만불 정도 되었을 때 한강변에 요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와인데이를 맞아 가정에서 1주일에 하루 정도 특정 요일을 ‘가정의 와인 데이’로 정해서 온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면서 함께 와인을 마셔볼 것을 권한다.

청소년을 자녀로 두었어도 상관이 없다.

부모의 허락 하에 와인향을 맡아보고 한 모금 정도의 맛을 음미해보는 것은 문제가 없지 않을까?

가족이 한 식탁에 둘러 앉을 경우 공통의 주제가 있어야 서먹하지 않은데 향과 맛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와인에 얽힌 에피소드나 생산된 나라나 지역, 생산자의 열정과 히스토리 등까지 양념처럼 더하면 대화는 더 풍성해지고 이것이 현대판 밥상머리 교육이 될 수 있다.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몸으로 머리로 체득하게 되는 감성과 교양의 교육 터전이 매주 가족 식탁에서 마련된다면 굳이 거부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

요즘 젊은 청춘들은 인터넷 검색도 빨라서 자신이 필이 꽂히면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의문점을 해소하는 데는 선수들이다.

그들을 통해 역으로 부모가 모르는 와인에 대한 다른 이야기도 들을 수도 있다.

세상을 보다 풍성하게 감각적으로 감성적으로 느끼고 산다는 것 자체가 행복 아닐까?

와인데이를 맞아 1년에 한번이 아니라 매주 1회 정도 온 가족이 맛있는 식탁에서 맛과 멋이 함께 하는 우아한 정찬을 해볼 것을 10월 14일을 와인데이로 명명한 사람 입장에서 권한다.

가정의 와인데이가 행복한 가정을 보장한다고 감히 장담한다.

대화 없는 가정에 대화가 통하게 되는 계기도 만들어 줄 것이다.

이미 신앙고백처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도 하다.

참고로 이젠 위키피디아에도 10월 14일이 한국에서는 와인 데이로 기념하고 있다고 올라가 있다.

발렌타인 데이를 소개하는 코너에, 그리고 미국은 5월 25일을 와인 데이로 정해서 기념하고 있다.

에필로그 : 매월 14일의 기념일 명칭들

캔들 데이(Candle Day: 1월 14일), 발렌타인 데이(Valentine's Day: 2월 14일), 화이트 데이(White Day: 3월 14일), 블랙 데이(Black Day: 4월 14일), 장미 데이(Rose Day: 5월 14일), 키스 데이(Kiss Day: 6월 14일), 실버 데이(Silver Day: 7월 14일), 그린 데이(Green Day: 8월 14일), 뮤직 데이(Music Day: 9월 14일), 와인 데이 (Wine Day: 10월 14일), 무비 데이(Movie Day: 11월 14일), 허그 데이(Hug Day: 1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