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TI 등 반도체 업체, 공급에 차질...코로나19·중국 전력리스크까지 겹쳐

애플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3 시리즈 판매가 시작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애플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3 시리즈 판매가 시작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반도체 품귀 현상이 전 세계에 휘몰아치면서 애플이 올해 아이폰13 생산량을 당초 목표치보다 1000만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의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당초 올해 말까지 아이폰13 모델을 9000만대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브로드컴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등 반도체 업체가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자 올해 목표치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올해 8000만대의 아이폰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과 중국의 전력난도 아이폰13 시리즈의 생산량 감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새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초기에는 카메라 모듈 등 제조 문제로 아이폰13의 생산이 지연됐으나,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베트남에서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한 것과 함께 중국 전력 부족으로 애플은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리서치회사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아이폰13 시리즈의 리드타임(주문 후 조달까지 걸리는 시간)은 미국에서 31일, 중국에서 35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받아보는 데까지 4주 이상 걸리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보기술(IT) 세계의 왕`으로 꼽히는 애플마저도 생산이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 이외에도 애플워치 등 다른 제품에서도 생산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반도체 부족현상이 내후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1.2% 하락했고, 브로드컴과 TI의 주가 또한 1%씩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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