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 의사록서 테이퍼링 연내 시작 가능성 제기...8개월 후 1200억달러 자산매입 종료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대형 유통매장. [사진=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11월 중순부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경제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하며 물가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자, 긴축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년 중순까지 테이퍼링 절차를 끝내는 게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테이퍼링 전망 시점도 거론했다.

위원들은 "테이퍼링 결정이 다음 회의(11월 FOMC)에서 내려진다면 그 절차는 11월 중순 혹은 12월 중순에 시작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현재 연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달 1200억달러 수준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를 사들여 시장에 돈을 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 안팎에서 서둘러 자산매입 정책을 종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례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5.4% 증가하며,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5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휘발유·식료품 가격이 전월보다 각각 1.2% 뛰어 소비자 물가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4.0% 증가했다.

연준 위원들은 소비자 물가가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며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미 경제가) 상당한 추가 진전을 충족했다"라고 진단,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빨리 움직일수록 더 좋다"라고 말했다.

이에 연준은 이번 의사록을 통해 구체적인 테이퍼링 계획안을 제시했다.

매달 미 국채는 100억달러씩, MBS는 50억달러씩 매입 규모를 줄여 8개월 후에 1200억달러의 자산매입을 완전히 종료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신화/연합뉴스]

한편 FOMC 위원들은 테이퍼링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직접적인 신호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재 미국은 기준금리를 제로(0~0.2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9월 FOMC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 18명 중 9명은 내년 첫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7명보다 2명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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