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사시대 '조몬'인 이빨 분석결과 "골격생물학, 유전학적으로 공통점 없어" 결론 나와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아메리카 신대륙에 사는 원주민의 조상이 과연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론이 분분하다. 그러나 최근 DNA지문 등을 통한 과학적인 연구결과 빙하기에 시베리아에서 출발해 얼어붙은 베링 해협을 건너온 사람들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이러한 시베리아 기원설과 달리 일부 학자들은 동남아시아에서 시작해 호주와 남태평양 섬들을 거쳐온 사람들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 선사시대의 조상 ‘조몬’이 아메리카 원주민이라는 주장은 허구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빨 분석결과 “골격생물학, 유전학적으로 공통점 없어”. [사진제공= CCO Public Domain]
일본 선사시대의 조상 ‘조몬’이 아메리카 원주민이라는 주장은 허구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빨 분석결과 “골격생물학, 유전학적으로 공통점 없어”. [사진제공= CCO Public Domain]

비슷한 石器를 썼지만 혈통은 전혀 달라

베링 해협을 건넌 아시아인이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이라는 이론을 등에 업고 일본을 비롯한 일부 과학자들은 미 대륙 원주민들의 조상은 고대 일본인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시베리아인들이 아니라 자신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일본의 선사시대의 “조몬(Jomon)” 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가 인디언들이 됐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들의 이러한 주장은 조몬인들이 사용했던 석기(石器)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용한 석기의 유사성에서 나온 이론이다.

과학논문 전문 사이트 ‘어스닷컴(Earth.cpm)’은 13일(현지시간) “최근 과학자들은 고대 조몬인의 치아를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조몬인과 아메리칸 원주민의 등식을 명확히 부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석기의 유사성에 기초하여 1만5000년 전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일본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해 왔다. 일본의 "조몬" 사람들이 환태평양 지역을 따라 이동하다가 베링 육교에 도착해 북미 대륙에 도달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일본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에 철퇴를 가한다. 이 연구는 유전학과 골격 해부학을 기반으로 인간이 일본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반박한다.

시베리아가 기원 맞아, 그러나 ‘조몬’은 아니다”

이 연구를 이끈 미국 네바다 대학의 치아 고고학 전문가인 리처드 스콧(Richard Scott) 교수는 "우리는 인간의 생물학은 고고학적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고대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시베리아에서 북서 태평양 연안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일본의 조몬인에서 비롯되었다는 이론에 이의를 제기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조몬 족의 치아를 분석한 스콧 교수는 7%만이 원주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유전학적 분석 역시 관련성을 뒷받침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공동 저자이자 인류 유전학자 데니스 오루크(Dennis O’Rourke) 교수도 “이것은 특히 초기 조몬과 원주민의 혈통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아시아인에 대한 고대 DNA에 대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두 민족이 훨씬 더 이른 시기에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섰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유전학적, 그리고 고고학적 증거는 모두 시베리아에서 기원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1만5000년 전에 일본에 살았던 이 사람들(조몬족)은 아메리카 원주민들과는 전혀 다르다. 골격 생물학이나 유전학 어느 쪽도 일본과 미국인 사이의 연관성을 나타내지는 못한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가장 유력한 근원은 시베리아로 보인다”

“물론 고고학은 복잡하며 우리의 새로운 발견에 도전하기 위해 더 많은 증거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우리의 연구는 종족 이동의 퍼즐을 푸는 열쇠라고 생각한다”고 스콧 교수는 결론지었다.

이 연구는 학술지 ‘팔레오아메리카(PaleoAmerica)’ 최근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