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대학 연구팀, “좋은 냄새보다 불쾌한 부정적인 냄새에 더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 시각과 청각보다 더 무의식적으로 반응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우리의 신체기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가장 천대받는 기관이 있다면 바로 후각을 관장하는 코다. 코는 인간의 고상한 감각기관이 아니라 원시적인 짐승의 기관으로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코의 역할은 대단하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천생 배필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첫 상대에 대한 호감의 유무는 시각의 눈이 결정할 지 모른다. 그러나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의 냄새가 백년해로의 짝을 결정한다.

연구에 따르면 후각을 관장하는 코는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위험 경보 시스템이다. 좋은 냄새보다 불쾌한 부정적인 냄새에 더 빠르고 민감하며 시각과 청각보다 더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 [사진제공: Havard Health]
연구에 따르면 후각을 관장하는 코는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위험 경보 시스템이다. 좋은 냄새보다 불쾌한 부정적인 냄새에 더 빠르고 민감하며 시각과 청각보다 더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 [사진제공: Havard Health]

불쾌감이나 불안과 관련된 부정적인 냄새에 훨씬 더 민감 

연구는 코가 우리의 몸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위험 경보 시스템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외부의 위협에 대해 냄새를 통해 감지하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는데 코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외부의 잠재적 위협이 무엇인지, 냄새로 그것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능력은 우리 인간과 다른 포유류의 생존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코의 활동을 위해 뇌는 어떤 역할을 할까?

14일(현지시간)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데일리(Science Daily)에 따르면 스웨덴의 의과대학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의 연구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여 중추 신경계가 냄새를 위험으로 판단할 때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연구할 수 있었다.

학술지 ‘PNAS’ 최근호에 발표된 이 연구는 불쾌함이나 불안과 관련된 부정적인 냄새가 긍정적인 냄새보다 더 일찍 처리되고 신체적으로 회피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를 이끈 임상신경과학 전문가인 베흐자드 이라바니(Behzad Iravani) 교수는 "위험과 관련된 불쾌한 냄새에 대한 인간의 회피 반응은 오랫동안 의식적인 인지 과정으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는 처음으로 그것이 무의식적이고 매우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악취 흡입 후 100~150밀리초 이내에 뇌에 도달해

후각 기관은 인간 뇌의 약 5%를 차지하며 우리가 수백만 가지의 다른 냄새를 구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냄새의 대부분은 화학 물질이나 썩은 음식과 같이 우리의 건강과 생존에 대한 위협과 관련이 있다. 악취 신호는 코로 흡입된 후 100~150밀리초 이내에 뇌에 도달한다.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의 생존은 위험을 피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구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인간의 경우 후각 잠재적으로 유익한 자극보다 해로운 자극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데 더 중요하게 작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후각과 같은 신경 메커니즘이 인간의 불쾌한 냄새를 회피 행동으로 전환하는 데 관여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한 가지 이유는 위협적이고 위험한 상황과 물질을 감지하고 기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코 뇌(nose brain) 첫 번째 부분인 후각 전구(olfactory)로부터 오는 신호를 측정하는 비침습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처음으로 인간의 후각 전구에서 나오는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후각 전구는 냄새를 처리하고 다시 움직임과 행동을 제어하는 뇌의 부분으로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후각 전구가 부정적인 냄새에 구체적이고 빠르게 반응하여 약 300밀리초 이내에 운동 피질에 직접 신호를 보내는 것이 분명했다. 그 신호는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냄새의 근원을 찾도록 한다”고 공동 저자인 임상신경과학부의 요한 룬드스트롬(Johan Lundstrom) 교수가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결과는 우리의 후각이 우리 주변의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에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 능력의 대부분은 시각이나 청각에 의해 조정되는 위험에 대한 반응보다 더 무의식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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