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경영진, 빌 게이츠에 '경고'...이사회 '신체 접촉 없어 추가 조치 안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AP/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결혼 생활 중이었던 14년 전 회사 여직원에게 밖에서 만나자는 내용의 부적절한 이메일을 보냈다가 경영진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5월 이혼 발표 후 빌 게이츠의 추문이 잇달아 터져나온 가운데 부적절한 성생활이 다시한번 입방아에 오르는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008년 MS 경영진이 2007년 게이츠 당시 회장이 중간 직급의 여성 직원과 주고받은 이메일들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당시 유부남이었던 게이츠가 여직원에게 치근덕거리며 잠자리를 가지자고 하는 내용이 담겼다.

WSJ에 따르면 브래드 스미스 당시 MS 법무 자문위원과 리사 브룸멜 당시 최고인사책임자(CPO)는 게이츠와 면담을 하고, 그의 행동이 부적절하다면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게이츠도 이메일을 주고 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지나고 보니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그만두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WSJ은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MS 경영진은 이 사안을 이사회 일부 구성원들에게 알렸고, 이사회는 이 문제를 심의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신체적 접촉 등 물리적 상호작용이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프랭크 쇼 MS 대변인은 WSJ에 "빌 게이츠가 당시 추파를 던지긴 했지만, 명백하게 성적인 내용까지는 아니었다"면서도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당 여성 직원은 이 사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게이츠의 대변인인 브리짓 아널드는 "이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중요한 이해상충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재생산된 루머"라고 반박했다.

왼쪽부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와 전 아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AFP/연합뉴스]
왼쪽부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와 전 아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AFP/연합뉴스]

게이츠는 지난 2000년 MS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2008년에는 회장직을, 2014년에는 이사회 의장직을 내놨다. 지난해 3월에는 이사회에서도 사임했다.

지난 8월에는 이혼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와의 27년의 결혼 생활도 끝냈다.

그러나 이혼 발표 이후 불륜 등 문란한 성생활이 폭로되는가 하면 성범죄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알려지는 등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게이츠가 2000년대 초반 MS 엔지니어로 근무한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MS 이사회는 지난 2019년 이 여성으로부터 불륜 사실을 적은 편지를 전달받고 외부 법률회사를 고용해 진상 조사를 벌인 뒤 지난해 게이츠가 이사회에서 완전히 물러나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2007년 이메일과 2019년 서한보다 훨씬 이전인 1992년에도 MS 경영진은 게이츠 당시 CEO가 MS 임원과 열애 중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았었다"면서 "그 여성은 프렌치 게이츠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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