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공급망 교란, 델타 변이 불확실성 등이 원인"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판매량 감소와 원자잿값 급등으로 물가 올라"

20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항구에 화물 컨테이너선이 하역 작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항구에 화물 컨테이너선이 하역 작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미국에 도착하는 컨테이너선 하역 작업의 40%를 처리하는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이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수입 화물이 급증하면서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촉발된 인력난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폭스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LA항과 롱비치항 입항을 기다리는 화물선이 (지난 18일 기준) 157척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당분간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일(현지시간) 이같은 공급망 병목 현상과 노동력 부족 등으로 미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최근 몇 주간 경제 활동이 보통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망 교란, 노동력 부족,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불확실성에 따른 제약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한 재고 감소로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었고, 원자잿값 급등으로 대다수 지역의 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산업 섹터 전반에 걸쳐 투입비용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몇 달간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5%를 넘나들며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훨씬 상회했다. 공급망 병목현상도 심화되면서 기업이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능력이 커졌다.

보고서에는 노동력 부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준은 "근로자들이 높은 이직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은 물론 아이 보육 문제와 백신 의무화도 이직의 이유가 되고 있다다"고 밝혔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경제활동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도 "일부 관할 구역은 이전보다 불확실성이 증대했다고 보고했다"고 적었다.

로스앤젤레스항에 쌓인 화물 컨테이너. [AP=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항에 쌓인 화물 컨테이너. [AP=연합뉴스]

보고서는 9월 초부터 이달 8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11월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연준은 물가와 고용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확인될 경우 곧바로 테이퍼링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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