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환율 약세로 수입물가 더 오를 듯…정부, 유류세 인하 적극 검토

지난 19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유종별 가격이 써붙어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국내유가도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유종별 가격이 써붙어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국내유가도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0.16~21)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휘발유의 가격은 ℓ당 1717원→1721원→1721원→1726원→1732원→1739원→1742원으로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 18일 1800원을 돌파한 뒤 이날 1817.17원까지 치솟았다.

지난주 16일 1514원이었던 경유 평균가격도 이날 1538.38원까지 오르며 코로나19 불황 속 서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국내 기름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이달 6일 배럴당 80달러대(80.55달러)에 처음 진입한 이후 3년만의 최고치인 84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 추이. [사진=오피넷]
21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 추이. [사진=오피넷]

더 불안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산 압둘자바르 이라크 석유장관은 20일(현지시간) "장기적으로 배럴당 75∼85달러 수준의 유가는 허용 가능한 가격대"라면서도 "원유 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내년 상반기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원화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입물가에도 직접 영향을 받게 돼 현재와 같은 고유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정부는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최후의 방편으로 유류세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국내 휘발유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있어 정부로선 현재 유류세 인하를 짚어보고 있다"면서 "2018년도에 유류세를 인하한 사례가 있는데 당시 사례까지 포함해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08년에 10%, 2018년~2019년에 15%, 7%의 유류세를 인하한 바 있다. 법상 유류세 인하 한도는 30%다.

다만 최근 계속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국민지원금 등 각종 복지정책으로 세금 지출이 많았던 상황에서 유류세를 대폭 인하하게 되면 국가 재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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