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하역작업과 운임 상승 내년 중반까지 지속 가능성"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노동자 300만명 이상 조기 은퇴

미 LA항서 하역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AP=연합뉴스]
미 LA항서 하역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노동력 부족 현상과 극심한 물류대란이 내년 중반까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10월 말부터 시작되는 연휴 시즌이 지나면 노동력 부족과 물류대란 상황은 약간 개선되겠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골드만삭스의 투자자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로니 워커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현재 미국 항구에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해결할 즉각적인 해법이 없기 때문에 항구의 밀린 일과 운임 상승은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미 서부 해안의 로스앤젤레스(LA) 항구 및 롱비치 항구에 도착한 화물 컨테이너의 3분의 1은 트럭에 실려 항구를 빠져나가는 데 5일 이상 걸리고 있다.

LA항과 롱비치항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량의 약 40%를 처리하는 항구다. 두 항구는 최근 노동력 부족으로 컨테이너 하역량이 각각 9.1%, 3.6%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작업으로 하역 과정이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출근하는 노동자가 줄어들어 항구의 물류 처리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퇴직한 트럭 운전사들이 약 8만명에 달하는 통에 운전사 절대 부족으로 항구에 쌓인 컨테이너를 내륙으로 실어나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른바 물류대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미겔 파리아 카스트로는 25일 마켓워치를 통해 지난 8월 기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은퇴한 노동자가 평상시보다 300만명 이상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베이비부머 세대와 질병에 취약한 고령층이 조기 은퇴를 결심했을뿐만 아니라 평상시 임금보다 많은 코로나19 관련 지원금과 자산 가격 상승 등으로 근로자들이 일자리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미 항구의 물류난은 바로 해결될 수 없으며, 정체 현상이 최소 내년 중반까지 계속될 것으로 워커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운송료 역시 내년까지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입한 원재료를 이용해 제품을 생상해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 냉동식품 대기업인 코나그라의 션 코넬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에서 “노동력 부족, 원재료 문제, 운임 상승과 운송 정체는 업계의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동력 부족으로 구인난을 겪는 기업들은 최근 임금 인상과 인센티브 제공으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임금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성탄절과 신년 연휴 시즌이 지나면 노동력 부족 현상이나 물류 정체 현상에 숨통은 트이겠지만 물류대란을 해소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LA 앞바다에서 입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선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LA 앞바다에서 입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선들. [로이터=연합뉴스]

골드만삭스는 25일 현재 LA항과 롱비치항 밖에서 77척의 컨테이너 선박이 입항 대기 중이며, 240억달러 상당의 상품을 싣고 있다고 추산했다. 미 주요 항구로 화물선이 입항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평소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