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V4 비즈니스 포럼 참석...그린 모빌리티·에너지 등 탄소중립 위한 협력 당부
그룹 차원의 민간외교도 가속화...최근 미국 방문해 '글로벌 스토리' 비전 설파

3일(현지시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비세그라드 그룹(V4) 비즈니스 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이 경제외교 전면에 나서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요국과 만나 그룹 차원의 투자를 약속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경제단체를 대표해 유럽과 친환경 분야에서 협력을 다지는 데 앞장섰다.

3일(현지시간) 최태원 회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V4(비세그라드 그룹)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한국·유럽 기업들과 탄소중립을 위한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1991년 결성된 V4는 폴란드와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4개국의 협의체로, 이번 행사는 대한상의와 코트라, 헝가리 수출청 및 투자청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포럼에 모인 한국과 V4 국가 경제인들은 그린 모빌리티·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와, 이차전지·스마트 인프라 등 신산업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최 회장은 가교 역할에 나섰다.

그는 "비세그라드 그룹은 유럽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갖춘 매력적인 투자처다"라며 "특히 이 지역에는 한국의 배터리 3사가 모두 진출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탄소저감 효과를 강조하며 "V4와 한국은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비세그라드 지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통해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탄소저감 효과가 2030년 기준 226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 보호 측면에서 한국과 V4 국가 간의 협력이 필요한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최 회장은 양측의 파트너십이 그린 모빌리티를 넘어 친환경 에너지와 디지털·스마트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며 참석 기업인들에게 활약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 회장은 "밝을 때 혼자 걷는 것보다 어두울 때 친구와 걷는 것이 났다는 헝가리 속담이 있다"라며 "미래 협력이 '넥스트 레벨'로 나아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행사에 참석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한국으로부터 큰 감명을 받았다"라며 "한국과 유럽연합(EU), 한국과 V4, 한국과 헝가리 간의 협력이 깊어지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피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이 면담하는 모습. 최 회장은 씨야르토 장관에게 한국 기업의 현지 경제활동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행보에 업계에서는 최 회장을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외교 아이콘'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국내 재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SK그룹의 비전을 설파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의 정치·재계 인사들까지 직접 방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양당 지도자들을 대면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그룹의 '글로벌 스토리'를 설명했다.

글로벌 스토리는 SK가 세계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윈윈(Win-Win)형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최 회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의 1%인 2억톤의 탄소를 줄일 계획이라며, 미국에 투자하는 520억달러(약 61조원) 중 절반을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등 친환경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테네시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의 마샤 블랙번, 빌 해거티 상원의원도 만나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향후 현지 사업 계획을 전달했다.

이 밖에도 하원 외교위 아태지역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백악관, 국무부 인사들과도 만나 한·미 우호 증진 및 미래사업 투자 활성화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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