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전두리 대승사 찰피나무

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문경 전두리 대승사 찰피나무는 금강문과 천왕문 대신 서 있는 아주 특별한 두 그루 노거수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대승사(大乘寺)는 일주문을 지나면 바로 백련당과 대웅전으로 이어진다.

금강문과 천왕문을 따로 두지 않은 대신에 길 양쪽에 아주 특별한 두 그루의 나무가 우뚝 솟아있다.

보호수 지정 표지석은 보이지 않지만, 여느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이 나무 두 그루가 바로 문경 전두리 대승사 찰피나무이다.

이 나무는 흔히 사찰에서 보리수나무, 염주나무라 부른다. 

찰피나무는 피나무과의 큰키나무로 높이가 20m 정도까지 크게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지에 분포한다.

꽃은 양성화로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연한 황백색으로 피는데 벌들에게는 중요한 밀원이다.

찰피나무를 비롯한 피나무 종류들의 공통적인 쓰임새는 열매로 염주를 만든다는 것이다.

열매 속에는 윤기가 반질반질하고 단단한 씨가 들어 있는데, 절집에서 염주를 만드는 귀한 재료이다.

다만 절에서 염주나무라고 하여 심는 나무는 주로 중국에서 들여온 보리자나무이다.

찰피나무와 매우 닮았는데, 그 차이점은 열매에 있다.

찰피나무는 열매가 비교적 굵고 둥근형인데, 보리자나무는 좀 작고 약간 납작하다.

열매를 보기 전에는 두 나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석가모니가 그 아래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인도의 보리수인 핍팔라는 뽕나무과에 속하는 큰 나무인데 열대지역에서만 자란다.

문경 전두리 대승사 찰피나무는 쌍둥이처럼 닮았다.

금강문을 지키는 두 역사처럼 생사윤회의 중생계와 열반적정의 불국토(佛國土)로 나뉘어지는 경계에 서서, 무려 400년 동안 부처님의 가람과 불법을 수호하는 지킴이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절의 다른 찰피나무로는 충북 괴산 각연사의 찰피나무도 눈길을 끈다.

서로 쌍지로 자라 대웅전 뜰 앞을 지키고 서있다.

그리고 속리산 법주사, 포항 오어사, 부안 내소사, 장성 백양사, 지리산 천은사 등에서 크고 오래된 찰피나무를 볼 수 있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문경 전두리 대승사 찰피나무는 목자불성(木子佛性)의 진정한 모습이다.

대승사는 사불산 산마루에 있는 사면석불상에 관한 설화에 따르면 587년(진평왕 9) 창건되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04년(선조 37)부터 1701년(숙종 27)에 걸쳐 여러 사찰 당우를 신축했는데, 1692년 금당을 지은 뒤 미면사 삼존불을 옮겨 봉안했다.

1725년 의학이 삼존불상을 개금할 때 아미타불 몸속에서 사리 1과와 705년에 금으로 쓴 '화엄경' 7권이 나왔다.

1862년(철종 13)에 건물 대부분이 소실된 후 몇 차례의 중수공사가 있었고, 1956년 다시 화재가 났으나 1966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내에는 대승사목각탱화부관계문서 4매(보물 제575호), 사적비, '화엄경' 7권, 석가모니 사리 1과 등이 소장되어 있다.

대승사는 공덕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다.

불가에서 ‘좋은 일을 행한 덕’을 뜻하는 그 ‘공덕(功德)’이다.

네 부처가 새겨진 사불암은 공덕산의 해발 600m쯤에 툭 튀어나온 너럭바위 위에 올라앉아 있다.

예로부터 대승사는 혹독하기로 이름난 수행의 전통이 이어지는 절집이다.

성철 스님이 3년간 눕지 않고 수행하는 이른바 ‘장좌불와(長坐不臥)’로 용맹정진했던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조계종 종정을 지낸 법전 스님은 이곳에서 밥 한 덩이와 김치 한 조각으로 끼니를 때우며 정진하다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한다.

대웅전 옆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선방 ‘대승선원’이 있다.

문경 전두리 대승사 찰피나무는 이렇듯 절의 한 부분으로 기능하여 호기심 많은 불자(佛子)의 순례를 자극하고 있다.

<문경 전두리 대승사 찰피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08-09-02
·보호수 지정 일자 2008. 9. 4.
·나무 종류 찰피나무
·나이 400년
·나무 높이 24m
·둘레 2.3m
·소재지 문경시 산북면 전두리 492
·위도 36.748908, 경도 128.27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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