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美 전시회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 담은 콘셉트카 최초 공개
세븐, 탑승자 주행경험에 올인...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도 활용
EV9도 휴식공간 구현에 방점...배터리 충전 가능한 태양광 패널 장착

2021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 [사진=현대차]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다음 해 자동차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LA 오토쇼가 2년 만에 열렸다. 이곳에서 현대차·기아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현대차는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1 LA 오토쇼'의 언론 행사에서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을 선보였다.

세븐은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도약을 알릴 콘셉트카로,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다. '아이오닉 7'(가칭)의 뼈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은 "아이오닉은 인류에 도움이 되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반영하고 있는 브랜드"라며 "세븐을 통해 고객 중심의 새로운 전기차 일상을 선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세븐의 주요 특징은 실내 인테리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탑승자가 자동차를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

내부에 유선형 루프 라인을 적용해 넓은 라운지 공간을 연출, 좌석을 엇갈리게 배치하고 맨 뒷 좌석을 'ㄱ'자 형태의 소파처럼 만들었다.

앞뒤 좌석 두 열로 이뤄진 기존 시트 배치에서 벗어나 탑승자가 자유롭게 차량 내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일부 좌석은 180도 회전과 앞뒤 이동이 가능하며, 자율주행 모드 등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시트를 배열할 수 있다.

차량 루프에는 77인치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탑승자가 개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별개로 좌석에도 27인치 디스플레이가 달린 이동식 콘솔을 장착했다.

이외 살균과 탈취, 건조 기능이 있는 신발 보관 공간과 미니 냉장고 등이 탑재됐다.

친환경 흐름에 따라 지속가능한 소재도 사용했다. 실내 표면은 화학 첨가물이 없는 광물질 마감재를 사용했으며 카펫에 항균 기능을 더한 대나무 소재를 적용했다.

외관은 각진 모서리와 굵은 직선 등 강력한 이미지를 풍기도록 디자인됐다. 23인치 휠에는 주행 상황에 맞게 에어 플랩(공기 덮개)을 통해 공기 흐름을 제어하는 기술이 추가됐다.

세븐은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충전 효율을 높였다. 350킬로와트(kW)급 초급속 충전시 20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최대 80%까지 충전, 1회 충전시 최대 482km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 [사진=현대차]

같은 날 기아도 전동화 SUV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카 'EV9'를 공개했다. 공식 명칭은 '더 기아 콘셉트 EV9'다.

EV9은 EV6에 이어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될 예정인 콘셉트 모델로, 기아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반영했다. 이 또한 'E-GMP'를 기반으로 한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기아는 EV9을 통해 자동차의 혁신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탑승자가 주행 중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한 것.

차량 내부는 차가 주행 중인지, 정차 상태인지에 따라 좌석이 앞과 뒤를 향하도록 바꿀 수 있는 3가지 모드를 탑재했다.

1열 좌석과 3열 좌석이 서로 마주 보도록 배치하고 2열 좌석의 시트를 접어 탁자로 쓸 수 있으며, 3열 좌석을 뒤로 향하도록 젖히고 뒷문을 열면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구조로 탄생할 수도 있다.

후드에는 햇빛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을 탑재, 대시 보드에는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차량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시트와 도어 트림은 플라스틱 병을 재생한 원단으로, 바닥재는 폐어망으로 만들었다.

외관은 기아의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반영, 듬직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22인치 휠은 주변 공기 흐름을 제어할 수 있도록 삼각형의 공력부 조형과 원형의 휠로 디자인됐다.

EV9도 1회 충전으로 최대 300마일(482km) 주행과,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20~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최대 80% 충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셀 웨거 기아 미국법인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EV6의 기록적인 주행은 기아가 전기차 대중화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는 신호"라며 "지금까지 기아가 쌓아온 세밀함과 디자인, 품질, 기술, 주행 역학에 대한 모든 것은 향후 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신형 전기차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담당 전무가 LA 오토쇼에서 EV9를 소개하는 모습(상단). 하비브 전무는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카는 탄소 배출이 없는 파워트레인과 최첨단 외장 디자인, 혁신 기술을 근간으로 한 실내 공간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사진=기아]

한편 LA 오토쇼는 사전 언론행사를 마치고 19일(현지시간)부터 28일까지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에게 문을 열 예정이다.

LA 오토쇼는 다른 전시회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매해 11월~12월에 열리기 때문에 내년에 판매될 제품의 트렌드를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는 모터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현대차는 콘셉트 카 외에도 아이오닉 5와 싼타페 HEV·PHEV, 코나·엘란트라 N, 팰리세이드, 싼타크루즈 등을 전시해 북미 시장에 회사의 경쟁력을 알릴 계획이다.

기아도 EV6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니로(전기·하이브리드), 쏘렌토 등 총 21개의 신차와 친환경차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