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제회복 위해 위기보다 '안정성' 중시...상원 통과 거쳐 '파월 2기' 시작
인플레 우려 속 물가·고용 안정 최대 과제..."전례 없는 까다로운 경제문제 직면"

2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유임된 제롬 파월 지명자가 워싱턴DC 백악관 경내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뒤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 있다. [사진=워싱턴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차기 의장으로 재지명을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속 경제회복 과정에서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

파월은 '세계 경제 대통령' 자리를 지켜냈지만, 물가와 고용 안정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유임하고 부의장에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 브레이너드는 파월의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된 인물이다.

바이든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내며 "두 사람이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며, 최대 고용을 가져오는 데 초점을 맞춰 경제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는 데 자신감이 있다"라고 밝혔다.

파월을 선택한 배경으로는 안정성을 언급했다. 바이든은 이날 오후 연설을 통해 "우리 경제에 거대한 잠재력과 불확실성이 모두 놓인 시점에서, 연준은 안정성과 독립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 등 전례 없는 도전을 받는 기간에도 변함없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차기 의장에 새 인물을 올려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업무 연속성을 꾀해 미국 경제를 제 궤도에 올리겠다는 의미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 앞에 채용 공고가 걸려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파월 의장은 바이든의 든든한 지지를 받게 됐지만,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파월은 연준의 양대 목표인 물가 안정과 고용 안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오긴 했지만,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상황이 뒤바뀌고 있다.

지난달 미 인플레이션은 6.1%로 31년 만에 최대폭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신규 고용 지표는 최근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 3분기 임금 상승률은 연율 기준 약 6%까지 치솟았다.

현재 파월은 물가 상승과 고용난 문제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피월 의장은 2기 때 매우 다른 경제 환경을 직면할 것"이라며 "경기침체와 정치적 역풍을 무릅쓰더라도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축을 옮길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파월은 주요 금융 현안도 맞닥뜨린 상태. 가상화폐가 금융 시스템의 잠재적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이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바이든이 기후변화 대응 등 자신의 주요 정책 기조와 관련해 연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어, 파월의 고민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연준의 역사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의 까다로운 경제 문제에 직면해 있다"라며 "하나라도 실수한다면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파월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내년 2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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