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의 선진국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신에너지자동차 산업에 이르면 얘기가 많이 달라진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기는 어려워도 선진국이라고 불릴 만은 하다.

업체들의 경쟁력도 뛰어나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토종 브랜드 3인방인 웨이라이(蔚來)와 샤오펑(小鵬), 리샹(理想) 등이 국제적으로도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이들을 ‘웨이샤오리’로 부르면서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 당연히 이들의 아성을 호시탐탐 노리는 업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기업이 아마 최근 가성비를 무기로 젊은 층의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너자(哪吒)자동차가 아닌가 보인다.

도교(道敎)의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을 회사 이름으로 채택한 너자는 지난 2018년 6월에 저장(浙江)성 퉁샹(桐鄕)시 소재 모기업인 허중(合衆)신에너지자동차의 자회사로 출범했다.

역사가 일천한 신생 회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 절대로 우습게 보지 않는다. ‘웨이샤오리’의 경영인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잔뜩 경계까지 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늦은 출발에도 불구, 점유율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 만하지 않나 싶다.

베이징의 한 너자자동차의 매장. 너자의 자동차는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린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역시 판매량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10월의 경우 총 8107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웨이라이와 리샹을 가볍게 제쳤다. 샤오펑의 판매량 1만138대보다는 적으나 현재 기세라면 11월에는 격차를 줄일 것이 확실해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1만대도 넘어설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정보통신기술(ICT) 평론가인 저우잉(周穎) 씨는 “너자는 거의 매달 판매와 관련한 각종 신기록을 쓰고 있다고 해도 좋다.

10월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94%나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 10개월 동안은 398% 증가 기록을 세웠다. 현재 누적 판매량은 8만대 가깝다.

올해 내에 1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웨이샤오리’가 바짝 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너자의 소형 SUV 너자V. 고작 6만 위안에 불과하다./제공=징지르바오.

너자가 이처럼 4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만에 ‘웨이샤오리’를 위협할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은 역시 가성비가 가져다준 강력한 경쟁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진짜 그런지는 너자의 효자로 불리면서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끄는 소형 SUV 너자V의 가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고작 6만 위안(元. 1110만 원) 밖에 하지 않는다. 고급형 SUV로 분류되는 너자UPro의 기본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10만 위안 이하에 불과하다.

‘웨이샤오리’의 주력 차종들이 30만 위안 전후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말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구입자가 당국의 전기차 보조금까지 받으면 실제 구입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20, 30대의 젊은 층이 열광할 수밖에 없다.

1개 모델에 무려 12개의 색상을 적용한 과감함 역시 시장에 크게 어필했다고 봐야 한다. 특히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으로부터 받는 호평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고 해도 좋다.

공동 창업자인 장융(張勇. 46) 최고경영자(CEO)의 탁월한 경영 능력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베이징포드와 베이징신에너지자동차 등을 거친 인물로 비교적 젊은 나이이기는 하나 업계에서는 거의 신화적인 인물로 불린다.

베이징신에너지자동차에서 브랜드 마케팅 담당으로 일할 때는 7년 연속 판매량 1위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운 바도 있다. 너자를 짧은 기간 일거에 업계의 다크호스로 견인한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당연히 너자도 약점이 없지는 않다. 자금력이 다소 약하다는 사실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이는 ‘웨이샤오리’가 텅쉰(騰訊), 알리바바, 샤오미(小米)등 대기업들의 지원을 받는 현실과 비교하면 잘 알 수 있다.

자동차들에 ICT적 요소가 적다는 사실도 장점과는 거리가 멀다. 그동안 투자를 많이 받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현실 역시 너자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해야 한다. 당장 ‘웨이샤오리’의 벽을 어떻게 하든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군소업체들의 협공도 슬기롭게 방어하지 않으면 진짜 생존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전망은 그다지 어둡지 않다. 최근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치후(奇虎)360으로부터 30억 위안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사실을 봐도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화웨이(華爲), 전기차 배터리 회사인 CATL 등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체결한 사실까지 더할 경우 너자의 미래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될 젊은 층의 폭발적 관심과 구매 열기도 거론해야 한다.

이에 대해 너자를 몰고 있는 베이징의 30대 중반 직장인 추이젠핑(崔建平) 씨는 “내 나이의 젊은 층은 평균적으로 수입이 많지 않다. 저렴한 전기차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너자는 단연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한다. 굳이 비슷한 성능의 전기차를 비싸게 주고 살 필요가 있겠는가?”라면서 너자의 가성비가 진짜 극강이라고 극찬했다.

현재 업계에서 평가하는 너자의 기업 가치는 대략 220억 위안 전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초에 계획하고 있는 홍콩 상장이 이뤄질 경우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소한 웨이라이의 기업 가치인 7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너자는 고작 4년도 안 된 무명의 전기차 기업에서 일거에 데카콘이 되는 기적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