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대 지수 모두 1%포인트 이상 하락
"시장 불확실성의 피난처로 애플 선택"
AR헤드셋 출시, 4분기 실적 전망 등 호재로 작용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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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공포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속 의지를 내비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주요 3대 지수 모두 1%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구글, 아마존,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기술주들도 장중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애플만이 3% 이상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30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16% 오른 165.30달러에 장을 마쳤다.

3%의 성장률이 애플에게 특별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이날 구글, 아마존, 메타, MS 등 다른 기술 우량주들이 2%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애플만 홀로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대해 CNBC는 "파월 의장의 테이퍼링 발언과 오미크론의 변이에 대한 우려로 다른 주식들이 폭락했다"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안전한 피난처로 애플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투자회사 니드햄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애플을 선택한 이유로 △ 풍부한 현금 흐름 △ 신제품 출시 기대 △ 양호한 실적 전망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마틴 애널리스트는 '플라이트 투 퀄리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이트 투 퀄리티는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을 의미하는 투자용어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소형주보다 대형 기술주인 애플이 상대적으로 하락장을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투자자들이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마틴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헤드셋을 포함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애플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신제품이 없었다는 것이다"면서 "최근 언론은 애플이 내년 6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선보일 증강현실(AR) 안경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이폰 프로 모델의 매출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혔다.

마틴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아이폰 프로 모델이 잘 필리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애플은 올해 4분기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실적발표에서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4분기는 매출 면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CNBC는 이외에도 애플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자본을 돌려주는 것도 매력적인 투자 요소라고 설명했다.

투자업체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번스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대차대조표상 순부채를 떠안지 않고, 연간 10%씩 배당금을 늘릴 것"이라면서 "2026년 말까지 연간 3~4% 수준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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