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7일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 명주 테마파크에 ‘한국한복진흥원’이 개원했습니다. 한복은 의식주라 해서 한식, 한옥과 더불어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이에 뉴스퀘스트에서는 ‘한국한복진흥원’과 협력하여 <한복컬쳐 토크콘서트>를 기획했습니다. 앞으로 11회에 걸쳐 한복 문화와 관련된 한복 디자이너, 한복 장인, 한복 관련 사업가 등과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토크콘서트 진행은 본지 문화에디터 하응백 기자와 연극배우 윤주희씨가 번갈아 가면서 맡기로 했습니다.

본지에는 콘서트에서 나눈 이야기의 전문이 실리고 5분 분량으로 편집한 임팩트한 동영상이 함께 서비스됩니다.

9회는 문화활동가 겸 한복 여행가 단장 권미루씨의 인터뷰입니다/편집자주

【뉴스퀘스트=배우 윤주희우】 권미루 (이하 권): 안녕하세요. 한국 문화 활동가 권미루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비영리 단체 한복 여행가 단장으로 있습니다.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한복을 가지고 전통 문화를 가지고 재미있는 일을 만드는 일입니다.

- 한복 문화 활동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권: 한국 문화 활동가로 첫 발자국을 땐 계기는 굉장히 단순했습니다. 어쩌면 굉장히 재미있는 계기였어요. 당시 열심히 활동하고 있던 비영리 단체 한복 놀이단의 ‘플래시몹’ 에 참여를 하면서부터였는데요. k-pop 에 맞춰 한복을 입고 재미있게 춤을 춰보자, 한복을 굉장히 즐거운 놀이로 만들어보자, 라고 하는 단체의 취지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때가 아마 2013년이었을 거예요. 우연히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것을 계기로 저는 이 한복이 굉장히 덥거나 아니면 입기 힘들거나 불편한 옷이라기보다 즐거움을 가득 담을 수 있는 옷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다음부터 한복을 입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한복을 입고 어디까지 가서 무엇까지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저는 한복만 가지고 여행을 시작을 하게 됩니다.

국내 여행에서부터 시작해서 해외여행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나라를 다니면서 새로운 한복을 시도를 하는 것이 저의 한복 문화 활동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한복을 난생 처음 입었을 때가 언제인지 기억하시나요?

권: 난생 처음으로 한복을 입었을 때는 아무래도 굉장히 어렸을 때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기억도 잘 나지 않아요. 하지만 사진으로 남아 있어요. 제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한복을 입었던 시기는 사실 기억은 나지 않아요.

그런데 사진으로 생생하게 남아 있어요. 아주 어렸을 때 정말 아주 갓난아기 시절에 저희 가족들과 함께 또 저희 오빠와 함께 한복을 입고 굉장히 즐겁게 저희 집 문 앞에 마당에서 장난을 치며 놀고 있는 사진이 제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네 첫 한복을 입었던 순간이에요.

-지금은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신가요?

권: 한국 문화 활동가로서 저의 이야기를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서 말씀드릴 수 있어요.

첫 번째는 단체 활동, 저희 한복 여행가 그룹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제 개인 활동입니다 한복 여행가라는 단체는 전통 문화를 가지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만드는 팀이에요. 한국과 전통 문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직접 모여서 자신이 기부도 하고 또 그것들을 좋아하는 분들과 공유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는데요. 그 안에서 저는 지원을 하기도 하고 함께 참여를 하기도 하고 또 같이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절기 프로젝트’가 있고 또 하나는 한국 많은 이야기 설화나 귀신이야기를 재해석해서 우리만의 축제로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기도 하고요.

종로 문화재단이나 이제 종로구와 함께 협업해서 저희의 활동을 사진전으로 정리하는 활동도 진행을 했었구요. 개인 활동으로는 한복 여행 활동이 대표적이고요. 또 많은 분들을 만나서 그분들의 활동을 지지하는데 최근에는 마을이나 지역 살이 하는 청년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그분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만나서 사업 계획서를 좀 더 봐드린다든지 아니면 기획을 조금 더 우리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을 한다든지 또 실제로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분들과 즐겁게 활동할 수 있을지를 같이 고민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여행을 가게 되면 항상 현지에 있는 한국 문화원이나 세종학교 선생님들과 협업을 진행하는데요. 연령대에 따라 굉장히 다르기는 하지만 한복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서로의 전통 문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제 한복 활동과 한국의 한복 문화에 대해서 공유하는 자리를 나누면서 근처를 한복을 함께 입고 거닌다거나 한국 문화를 함께 즐겁게 이야기하는 그런 시간을 보내며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기도 합니다.

-한복을 입고 세계 여행을 다녀오셨는데요. 얼마나 많은 나라를 다녀오셨는지?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는 어디인가요?

권: 이제까지 여행을 했던 나라를 따져보자면 제가 마지막으로 헤아렸던 게 21개의 국가예요. 그 다음부터는 뭔가 숫자로 헤아리게 되는 것이 별로 제 스스로 의미가 없어서 이제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더라고요. 많은 나라들을 많은 대륙을 돌아다녔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히말라야 ‘네팔’에 갔을 때가 아닌가 싶어요.

그때는 굉장히 날씨가 좋지 않았고 또 근처 인도의 사이클론 영향 때문에 산 타기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네팔을 갔던 이유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의 한복을 모두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였는데요. 이전까지는 예쁜 한복을 예쁜 장소에서 입기를 원했다면 네팔에 가서는 한복과 함께 좀 고생을 해보고 싶었어요.

한복을 정말 예쁘고 특별한 장소에서만 입을 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우리 조상님들은 굉장히 다양한 곳에서 그리고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한복을 일상복처럼 입으셨을 테니까요. 네팔의 히말라야는 가장 아래쪽에는 여름이고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100m 위로 올라갈수록 1도씩 떨어지는데요. 가을 한복, 겨울 한복, 누비 한복까지 모두 다 준비해서 가져가게 되었었어요. 당시 여름 한복에서 가을 한복 겨울 한복까지 모두 준비해서 가져가야 했어요.

굉장히 추운 한복, ‘괜찮을까?’ 사람들이 많이 걱정을 했죠. 안전에 대해서도 많이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저는 한복을 가지고 좀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한복을 예쁘게만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나의 일상생활에 또 어떤 상황에서도 장면에서도 이 한복이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걸 제 스스로 느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주 추운 날에 한복, 그렇게 살을 에는 듯한 그런 눈 설산에서의 한복, 한복 여행, 한복 트레킹 이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격려를 해줬죠. 외국에 있는 분은 한복 전통 옷을 왜 여기까지 입고 왔는지 궁금해 했고 또 제가 히말라야 abc 3140m에 올라갔던 그 순간에도 ‘내가 왜 이 옷을 입고 여기에 왔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굉장히 운이 좋게 도착을 해서 날씨가 상당히 좋았고 정상에서 제가 노란 누비 한복과 검정색 누리의 치마를 입고 찍은 사진이 우연히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한국에 대해서 제 스스로 생각한 가치 또는 의미를 다시 찾게 됐던 여행이라서 이 네팔 한국 여행은 저한테 가장 큰 기억이 남아 있어요.

- 한복을 생활 속에서 자주 입고 계시는데 ‘한복 입고 다니길 정말 잘했다’라고 느낀 상황이나 장소가 있다면?

권: 한복을 입고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게 돼요. 여행뿐만 아니라 전시를 볼 때 마트를 갈 때 전철을 탈 때 그럴 때마다 한복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제가 입은 한복을 보고 굉장히 예쁘고 본인도 사고 싶어서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실 때 굉장히 뿌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제가 한복을 입고 활동을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한복 관련된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기도 하거든요. 이제 그런 분들께서 한복을 입은 저를 저의 아이덴티티와 연결 지어서 생각을 해 주실 때 또 굉장히 뿌듯하기도 하고요.

또 예전에 필리핀의 한국 문화원에서 현지인 분들 특히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래서 한국어도 굉장히 잘하시는 현지인 분들을 만났을 때에도 제가 한복을 입고 이분들과의 접점을 이렇게 특별한 만남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하게 알려줄 수 있고 제 활동이나 제가 한복을 입고 다녔던 한복 사진이나 이제 그런 것들을 보여주면서 서로에 대한 전통 문화 또 이제 그것의 가치에 대해서 자유롭고 또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 저한테 특별한 경험이에요.

-한복만이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권: 한복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에 대표적이고 가장 특별한 점이라면 아무래도 이 세상에서 단 한 벌뿐이라는 것 아닐까요. 물론 기성복도 요즘에는 많이 나와 있죠.

하지만 전통 한복이라는 것을 놓고 봤을 때에는 내 몸에 맞춰서, 내 몸에 맞춘 치수 그리고 내 몸의 사이즈 이런 것들이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 한복은 태가 나거나 예쁘지 않다는 생각을 저는 간혹해요. 어떻게 생각하면 아주 지독한 아날로그적인 매력이 한복에는 있는데요. 요즘에는 자기만의 특색 자기만의 매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저는 그러한 ‘힙’한 감성 또한 한복에 들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선물 같은 존재가 한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거나 자주 입는 한복이 있다면 이유와 어떤 옷인지 소개해 주세요.

권: 제가 가지고는 한복이 생활 한복과 전통 한복 포함해서 약 100여 벌 정도 되요. 처음에는 이 한복 중에서 많이 손이 가는 한복이 있었죠. 어떤 한복이었냐면 몸에 다 붙고 그리고 치마는 약간 길이가 짧은 형태의 전통 한복이었어요. 그 한복은 제가 맨 처음. 전주에 한복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을 때 입었던 한복인데요. 그 한복의 좀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제가 한복을 가지고 저 스스로 한복은 불편한 게 아니고 충분히 나한테 어울리고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한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옷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옷이라 흰색 저고리에 남색 치마. 그 한복을 저는 가장 좋아하고 당시에 즐겨 입었어요. 그리고 집에 아직은 좀 특별한 한복이 있는데요.

인조 가죽으로 만든 저고리가 있어요. 인조 가죽이라고 하는 게 한복이랑 과연 어울릴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테지만 한복이라는 것이 나의 맞춤옷이라는 걸 봤을 때 얼마든지 제 개성을 발휘해서 입을 수 있는 옷이라고도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인조 가죽으로 만든 갈색 저고리가 또 제 ‘최애 탬’입니다.

-권미루 님께서 느끼는 한복의 매력이나 멋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권: 한복이 간혹 불편한 옷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제가 생각하는 한복은 나를 다독거려주는 옷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 한복을 입을 때는 좀 여유로워지거든요. 마음이 좀 더 풍성해지거든요. 우리가 항상 사랑할 때 요즘 굉장히 또 뭔가 변화가 시시각각 이루어지고요, 매일매일 새로운 일이 벌어지고요, 굉장히 많은 일들이 우리를 오가는 데요. 그 과정에서도 한복을 입는 순간만큼은 그 모든 변화에서 굉장히 좀 저를 다시 찬찬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돼요. 한복 치마를 입을 때 그리고 내 몸에 맞춰서 한복 치마를 여밀 때, 또 끈을 묶을 때, 또 저고리를 입고 고름을 여맬 때, 그리고 골을 지을 때, 또 저고리에 있는 팔자 주름을 잡을 때, 또 내 팔에 맞게 이 저고리의 소매를 정돈할 때 이런 과정을 스스로 생각했을 때는 힐링의 순간, 내 스스로를 천천히 돌아보면서 입고 있었던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라고 얘기해야 할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옷을 입을 때 분명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옷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또 한복판의 매력은 천천히 입고, 입으면서 나의 몸을 또 내 자신을 천천히 찾아나갈 수 있는 그런 옷이기 때문에 큰 매력이 있어요.

- 한복 문화 활동가로서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권: 한국 문화 활동가라는 명칭을 만들면서 제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을 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하고 있는 이 활동은 특별히 어떤 상업적인 활동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을 굉장히 많이 버는 활동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생각을 했죠. 저처럼 한국과 한국 문화와 전통 문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끼가 굉장히 많으신데 그분들이 하고 싶으신 게 진짜 많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저와 같이 ‘한복을 가지고 이런 재미있는 소스를 가지고 또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일을 하고 싶은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만나서 아주 소소하지만 즐겁고 소소하지만 굉장히 의미 있고 또 굉장히 가벼운 것 같지만 가치 있는 일을 함께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 권미루 님께서 생각하시는 한복이란 무엇인가요. ‘나에게 한복은 00이다’라고 정의해 주시고 간단한 이유 함께 부탁드립니다.

권: 한복은 저에게 정체성입니다. 한복은 저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아이템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 한복이라는 것이 이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겠죠. 하지만 그런 분들이 더 많아지실수록 우리나라의 이 한복이라는 것이 좀 더 오래 좀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이 한복이 우리 몸을 따뜻하게 감싸줄 뿐만 아니라 아주 다양하고 즐거운 추억을 담아주기 때문이거든요.

이 한복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분들을 만나서 행복한 추억을 쌓았고 지금 한복여행가 단체를 운영하면서 의미 있는 활동들을 많이 하게 되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는 한복은 정체성입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