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의 科技누설(23)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오미크론 변종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라 우리에게 ‘설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외신을 통해 날아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오미크론 변종 4주만의 정점” 뉴스가 바로 그렇다.

하루하루가 달라… 설까지는 충분한 시간 남아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종의 출현을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으로 예견했다. 그러나 이 변종의 선물은 크리스마스 시기를 넘어 우리의 설 연휴의 반가운 손님으로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아마 그보다 일찍 찾아들 수도 있다. 

코로나로 꽁꽁 얼어붙은 시기다. 우리의 최대 명절 설에 가족들이 모여 조상께 예를 올리고 오랜만에 오손도손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기대할 수 있다. 이달 말이면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외신들이 오늘 일제히 보도한 뉴스는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변종이 정점을 찍었다는 소식이다. 남아공 병원 연구진이 오미크론 발생 때부터 지금까지의 감염 추세를 분석한 결과다. (본지 기사 뉴스퀘스트 - admin (newsquest.co.kr) 참고)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이 변종이 처음 보고된 것이 11월 28일이기 때문에 여기에 4주를 감안하면 지난해 25일 정도가 이 변종이 피크를 이루는 시기다. 사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는 더 연장됐다.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감염자 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세는 곧 꺾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모레 10일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한 대학의 연구를 인용해 미국내에서 코로나 변종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한 시간이다.

NYT가 인용한 콜롬비아 대학 연구진은 신규 감염자 수가 최고치인 250만건을 찍고 그 이후에는 오미크론 변종 감염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1월 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파우치 박사의 예측을 훨씬 앞당기는 전망이다.

NYT 보도 이전만 해도 오미크론 변종에 대한 시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컬럼비아 대학 연구원들의 지적에 방점을 찍었다.

NYT 지적대로 10일이면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

이에 앞서 백악관의 의학 고문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의 파우치 소장은 지난해 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기까지 최소 2주는 걸릴 것”이라며 1월 말이면 그 기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오미크론 변종 유행을 겪은 남아공 연구진들이 확산세가 정점에서 꺾여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전망을 앞다퉈 수정했다.

외신들이 주목한 것은 남아공 수도 국립병원인 스티브 비코 아카데믹 병원(Steve Biko Academic Hospital)의 의사들이 분석한 오미크론 감염 추세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오미크론 변종으로 인한 질병 급증은 이전 유행병보다 덜 심각하며, 앞으로 몇 주 동안 환자 수와 병원 입원 사례가 감소할 것이라는 분명한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사망자와 입원 수 줄어드는 “분명한 징후” 나타나

이에 따라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종의 출현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의 양상이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병원에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종 유행이 "전례 없는 속도"로 퍼지고 이전 변이들보다 훨씬 더 가벼운 질환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종이 처음 발생한 2021년 11월 중순 이후 입원한 감염 환자 466명과 그 전에 입원한 환자 3976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오미크론 급상승기 사망률은 4.5%로, 발생 이전의 21.3%와 비교할 때 훨씬 줄어들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환자는 입원 후 평균 4일 후에 퇴원했는데, 이전 환자는 8.8일이었다. 

오미크론 변종 감염이 정점을 찍은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코로나의 대고독'도 물러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 ==Pixabay]

오미크론 급증 절정기에는 병상의 50%가 오미크론 환자가 차지했고 이후에는 63%로 늘어났는데,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입원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다시 말해서 가벼운 증상으로 방역 당국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 할 수 없이 입원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종 사태는 확산됐다가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례 없는 속도로 확산하다가 4주 만에 정점을 찍었다"고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

그들은 “그러나 감염과 예방접종에 대한 면역 수준과 인구 특성이 각기 다른 나라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잊지 않았다.

“대유행의 종말을 알리는 전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남아공의 패턴이 전세계적으로 계속 반복된다면 오미크론 변종은 아마도 건강에 위협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의 종말을 알리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4일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도 오미크론 변종과 관련해 일부 지역에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도 사망자 수는 이전 유행 때만큼 많지 않은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은 급속한 전염 국면이 끝나고 일부 지역에서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독감이나 가벼운 감기와 같은 일종의 풍토병인 ‘엔데믹(endemic)’의 국면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아공 연구의 지적처럼 오미크론 변종이 정점을 찍는 시기는 나라마다 그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변종에 의한 코로나19의 기세가 하루하루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등등한 그 기세도 곧 꺾일 것으로 보인다. 바로 우리가 기대하는 ‘설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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