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인재 쟁탈전 최상위 포식자...MS·애플서 인재 영입
빅테크 간 인력 쟁탈전 심화...시장서 임금 가격 상승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가상공간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미국 IT기업들의 '인재 쟁탈전'이 뜨겁다.

경쟁사 인재를 스카웃하기 위해 두 배의 연봉을 제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리더급 인재를 놓고도 쟁탈전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1년 사이 마이크로소프(MS)에서 증강현실(AR) 기술을 개발하던 인력 100여명이 퇴사했다고 보도했다.

MS의 AR 기술 그룹 인력은 약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과 1년 만에 7%에 육박하는 인력이 MS를 떠난 셈이다. 

이는 메타버스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인력들을 영입하기 위해 경쟁사들이 영입전을 벌인 결과다.

WSJ은 전 MS 직원들을 인용해 "경쟁사들은 MS의 홀로렌즈 개발팀을 끌어들이기 위해 MS 직원들에게 급여를 두 배로 올려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홀로렌즈는 2016년 MS가 개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기기로,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MS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WSJ이 비즈니스 전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홀로렌즈 팀 인력 70명이 'MS를 퇴사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40명 이상은 메타(옛 페이스북)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급 인력의 이탈도 눈에 띈다.

홀로렌즈 팀에서 고객 피드백을 담당한 찰리 한이 지난해 여름에 MS를 떠나 메타에 합류했다.

디스플레이 팀에서 일했던 조쉬 밀러도 최근 메타에 새 둥지를 텄다.

이에 대해 MS 대변인은 "직원 감소는 많은 팀이 직면하는 일반적인 문제"라며 "MS는 인력을 유지하고 새로 고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는 채용 방식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MS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타가 눈독 들이고 있는 곳은 MS뿐만이 아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수개월 동안 애플에서도 100여명에 이르는 엔지니어를 영입했다.

애플은 메타에 핵심 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자사의 개발자들에게 최대 18만달러(약 2억1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너스로 지급했다.

또한 애플은 메타의 AR 커뮤니케이션 대표인 안드레아 슈버트를 영입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메타와 애플이 영입전을 펼치고 있는 무대 또한 가상현실(VR) 헤드셋 기기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해 VR·AR 헤드셋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타는 기존 VR 헤드셋 '오큘러스' 시리즈를 비롯해 AR 안경까지 개발하고 있어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MS도 기존 기업의 생산 도구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써 차세대 홀로렌즈 개발에 나서면서 미국 빅테크 3사의 인력 쟁탈전이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빅테크 기업이 서로를 노리는 것에서 나아가 중소기업까지 사냥에 나서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력 쟁탈전의 상위 포식자들 때문에 다른 기업들은 경쟁조차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AR 업무공간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라 랩스의 맷 스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메타와 같은 대기업이 성장하는 속도와 규모를 주목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인력을 끌어모으면서 시장에서 임금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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