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청송 안덕면 명당리 도로변 안덕파출소 앞에는 1.5m 높이의 시멘트 옹벽으로 쌓은 작은 인공 화단이 있다.

화단은 순전히 한 그루의 나무, 즉 보호수 11-13-01호인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를 위한 화단이다.

말채나무는 층층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교목으로 사람의 마을보다는 계곡의 숲에서 더 잘 자라는 나무다.

10m 정도의 높이로 자라는 게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오래 잘 자란 거목도 있다.

오래된 말채나무의 줄기는 감나무의 줄기 껍질처럼 잘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목재의 재질이 좋아 목제 기구나 합판재로 이용하지만, 봄에 피는 흰색의 꽃이 아름다워 조경수나 정원수로도 많이 심어 키우는 나무다.

말채나무라는 이름은 나뭇가지로 말 채찍을 많이 만들어 썼다 해서 붙여졌다.

마을 어귀에 우뚝 서서 마을 수호목 역할을 하는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에는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마능지라는 무덤과 더불어 전하는 전설이 있다.

임진왜란 때 이 마을에는 임씨 성의 용맹한 장군이 있었다.

그는 특히 말타기의 달인으로, 누구도 따를 수 없을 만큼의 신비로운 승마 기술을 가졌다고 한다.

또 그가 즐겨 타는 말은 여느 말들과 달리 체력이 강해서 천리만리를 달리고서도 피로에 지치지 않는 강인한 명마였다.

한 번 채찍질하면 거침없이 전쟁터를 달리며 왜적들 사이를 누볐다고 한다.

달리는 모습이 워낙 장해서 지켜보던 왜적들은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임 장군과 명마는 어느 전쟁이든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말이 안타깝게도 쉬고 있을 때 기습한 왜적의 화살에 맞아 쓰러지고 말았다.

장군은 말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기고, 그를 정성스레 묻어준 뒤에 그 무덤가에 말과의 소통을 이어주던 채찍을 꽂았다.

그 채찍이 얼마 뒤에 살아나서 지금의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가 됐다는 거다.

장군이 말의 무덤을 만들어준 곳이 바로 지금의 안덕파출소 앞마당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흔적이 없다.

다만 거목이 된 말채나무가 그 전설을 기억하고 있다.

그 무덤을 마을 사람들은 ‘마능지’라고 불러왔으며 마능지와 그 무덤 곁에서 자라난 말채나무를 소중히 여기면서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았다.

또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음식을 차려 올린 뒤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왔다.

언제부터인지 명당리에도 도시화의 물결이 들어오면서 이제 동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마을 사람들은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를 마을 수호목으로 여긴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바로 이 마능지에 일제 침략자들이 주재소를 지으려고 말채나무를 베어내려고 했는데, 마침 나무에 도끼질하던 사람이 이유 없이 그 자리에서 즉사하여, 일본 순사들은 모두 혼비백산하고, 더 이상 나무에 손을 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임 장군의 전설을 간직한 마을답게 나무를 끼고 이어지는 마을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해창 조병국 의사 기념비’가 서 있는 기념공원이 나온다.

이 마을에서 태어난 조병국(趙柄國:1883~1954) 의사는 1919년에 이 지역에서 삼일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체포를 피하면서 몇 차례에 걸쳐 만세 운동을 전개했던 독립운동가다.

해방 후에는 애국계몽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역에 학교를 세우고 운영했다.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는 전설에 전하듯 400년을 살아온 나무이고 말채나무 중에서는 큰 나무에 속한다.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13-01
·보호수 지정 일자 2011. 1. 6.
·나무 종류 말채나무
·나이 400년
·나무 높이 8m
·둘레 2.4m
·소재지 청송군 안덕면 명당리 426-2
·위도 36.289891, 경도 128.96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