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넘는 수입 친환경차 등록 전년比 218% 증가
친환경차 급증에 디젤차 밀려...판매 비중 18% 그쳐

벤츠 더 뉴 S-클래스 [벤츠코리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친환경 자동차의 인기가 거세지고 있다.

단순 전기차를 넘어 고가 친환경차까지 인기몰이에 나선 것. 이에 그동안 수입차 전성기를 이끌어온 디젤차의 시대는 서서히 저무는 분위기다.

19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전체 등록 대수는 27만6146대로 전년(27만4859대)보다 0.5% 소폭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고급 수입차 등록 대수는 폭증했다. 같은 기간 1억원 이상의 수입차 등록 대수는 6만5148대로 전년(4만3158대)보다 50.9% 치솟았다.

호조를 이끈 일등공신은 친환경차다.

지난해 1억원 이상의 수입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의 등록 대수는 3만6243대로 전년보다 218.9% 늘어났다.

업계는 가격과 상관없이 색다른 차량을 찾는 고객들의 니즈가 판매량 증가에 기여했고, 결과적으로 수입차 시장에서 고급화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전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20XX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라고 선언하면서다.

고가 친환경차까지 강세를 보이자 디젤차는 수입 시장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고 있다.

같은 날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중 디젤차는 5만2000여대가 팔리며 전체의 18%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수입 디젤차의 판매 비중이 2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디젤차가 뿜어내는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고,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속속 등장하면서 디젤차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실제 수입 디젤차는 지난 2019년 처음으로 판매 비중 20%를 돌파한 이후 2015년 68%까지 치솟으며 호황을 이어갔지만, 이후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국내만의 상황은 아니다.

최근 독일의 자동차시장 분석가인 마티아스 슈미트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독일·영국 등 서유럽 주요 18개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6% 늘어난 17만6000여대를 기록했다.

전체 신차 판매량의 20%로, 점유율 19%에 못 미친 디젤차를 처음으로 제친 성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싸더라도 비슷한 가격대라면 디젤차가 아닌 친환경차를 선택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라며 "이러한 흐름을 고려했을 때 디젤차의 공급과 수요가 모두 위축되는 상황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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