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뉴스캡쳐]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 여야 후보의 ‘녹취록 난타전’이 점입가경이다.후보의 아내는 물론 후보 본인의 통화 내용이 잇따라 터지면서 최악의 선거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를 뽑는 선거라고 하기에는 참담하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것보다는 낫다는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아내 김건희씨와 강성 친문 유튜브 서울의소리 이모씨간의 7시간 통화 녹음에 이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그의 형, 형수와의 160분 통화 녹취록은 이번 설 명절 차례상에 올라도 될 훌륭한 간식거리로 보인다.

김씨의 통화내용이 방송되기 전만해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본방사수’를 외치며 정치쟁점화 시키려고 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오히려 그동안 제기됐던 모 검사와의 동거설이나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쥴리 의혹도 김씨의 쿨한 해명으로 깔끔하게 해소돼 머쓱해졌다.

하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안희정이 불쌍하다, 나는 안희정 편’, ‘영적이어서 도사들하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더 좋다’,‘ 그리고 오지랖 넓게 정치분야와 인물에 대한 평가 등은 대통령 후보 부인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임에 분명하다.

게다가 추가 공개된 김씨의 통화 녹취에는 '도사'도 등장하고 '영적인 끼' 등 전설의 고향을 연상케 하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 걱정스런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민주당이 야단법석을 떨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제대로 된 한방’이 없었다는 것은 김씨의 통화 내용이 방송되고 난 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비록 부적절한 내용과 표현이 포함됐지만 유권자의 표심을 근본적으로 돌릴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반면 장영학 변호사가 국회에서 공개한 이 후보의 쌍욕 녹취록은 이 후보의 개인사가 주요 내용이지만 그 파장은 김씨의 그것보다는 훨씬 클 것으로 보여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김씨의 7시간 녹취록보다 이 후보의 쌍욕 녹음파일이 일반 유권자들에게 더 부정적으로 비쳐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마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 후보의 쌍욕 녹취록은 공식 선거운동에서는 아니겠지만 강성 유튜버들에 의해  편집본이 아닌 녹음 전체 파일이 여기저기서 들릴 게 분명하다. 

문제는 김씨의 녹취록과 달리 이 후보의 쌍욕 녹취록은 귀를 씻고 들어야할 만큼 듣기 거북할 뿐 아니라 이 후보의 인성과 정신세계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점이다.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형과 형수에 대한 쌍욕은 이 후보의 천박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런 인성을 가진 사람에게 과연 대한민국의 앞날을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후보의 웹자서전에 따르면 그의 고향은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이다. 본관은 경주 이씨 국당공파 41세손으로 기록돼 있다.

기자의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안동에서 대구로 유학 온 친구들이 꽤 있었다

안동은 지금도 ‘반상(班常)’을 따지고 유교적 도덕을 따지는 고리타분한 동네로 인식되고 있지만 당시에도 안동 친구들은 애늙은이처럼 꽤나 어른스러웠고 예의범절에 대한 자세가 남달랐다.

요즘이야 케케묵은 선비정신과 반상의 도가 ‘머시 중헌디’라고 폄훼할 수도 있지만 당시 그 친구들의 언행은 인륜과 전통에 대한 생각이 남달라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무게감이 있었다.

어찌 안동 지역뿐이겠느냐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형수가 어머니 역할을 대신할 정도로 우리네 정서상 ‘형수’는 거의 어머니와 동급으로 굉장히 어려운 존재로 인식돼 왔다.

별로 옛날도 아닌 1970년대만 해도 형과 스무살 이상 차이가 나 형수가 업어서 키웠다는 친구들이 간혹 있었다.

심지어 며느리가 손자를 낳고 나서 시어머니가 막내를 임신하기도 해 형수가 막내 시동생을 자식처럼 보살피기도 했다.

그래서 형수라는 존재는 그만큼 어머니와 동급의 무게감으로 또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렇듯 형수는 어머니와 동급의 반열에 올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어려운 존재임이 분명한데 이 후보는 무신 연유에서인지 형수와 형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맛깔나게 해댔다.

이 후보는 공개된 자신의 욕설 녹취록과 관련 “한 개인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벌어진 일”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제가 욕한 것은 잘못했다. 그러나 형님 부부를 찾아 쫓아다닌 것은 어머니 때문이었다”며 “치료는 불가능하고, 일은 계속 벌어지니 저로선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 제가 부족했다”고 말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정도를 넘어 선 것은 분명하다.

실제 SNS 상에서 돌아다니는 이 후보의 쌍욕 녹음을 들어보면 차마 보통 사람의 귀를 달고서는 등기 어려울 정도의 패륜적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여성본부 고문직에서 최근 사퇴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도 이 후보의 욕설 파일에 대해 “여성 비하적 표현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며 “공영방송이 방송하면 안 된다”고 말했을까.

싸우다가  흥분하면 ‘욱’해서 어쩌다 할 수도 있는 게 욕이고 세상 살면서 한번쯤은 쌍욕 한번 쯤은 해본 경험이 다들 있다.

성정과 가치관의 선악을 떠나 누구나 화가 나면 한마디 독백처럼 아니면 상대방을 향해 욕을 무자비하게 투척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욕설을 듣다보면 욱해서 하는 욕이라 아니라 상대방을 도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맛깔나게’ 욕을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후보는 전혀 흥분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차분하게 그리고 무지 침착하게 찰지게 내뱉는다.

흔히 조폭 영화에서 똘마니들이 하는 욕보다는 뒤에서 점잖게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씹어대는 두목의 욕이 더 섬뜩할 때가 많다.

이 후보는 형과 형수에 대해 욕을 한 것은 '엄마 때문'이라고 거듭 해명하지만 아무리 말못할 남의 집 가정사라고는 하지만 형과 형수에 대한 욕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남도 아니고 가장 소중하고 서로 존중해야 할 가족에게 그런 욕을 하는 인성의 소유자에게 한 나라를 맡긴다는 생각을 하면 나라의 앞날이 걱정도 되지만 권력을 쥐고 난 뒤 국민들을 향해 무슨 욕을 할지 또 무슨 짓을 할지 무서운 생각이 든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니편 내편을 떠나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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