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비노조 택배기사 연합 소속 택배기사들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CJ 대한통운 노조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연합(비노조연합)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의 파업에 반기를 들었다.

택배노조의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며 장기화하자 노조 소속이 아닌 택배기사들이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비노조연합 소속 기사 110명은 23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모여 ‘우리는 일하고 싶다’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채 “명분 없는 노조 파업 쟁의권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노조가 국민 물건을 볼모로 잡고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비노조연합은 고객은 물론 기사들도 택배 파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노조연합은 지난달 28일 택배노조 파업 이후 일부 기사들이 결성한 단체로, 현재 약 3000명이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 대리점과 계약해 택배 배송을 하지만 민노총 소속 택배노조에는 가입돼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비노조연합은 "울산·분당 등 일부 강성노조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택배를 받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며 " 대체 인원을 투입해 배송하려고 해도 노조가 물건을 불법 점유한 채 내주지 않아 배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파업 장기화로 고객사들이 이탈하는 바람에 집하·배송 물량이 줄어 기사들 수입도 크게 적어졌다"며 "파업 지역으로 물건을 보내지 못해 그나마 유지되던 고객사 매출도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단체가 공개한 한 택배기사의 1월 수입표에 따르면 이 기사는 택배노조 파업이 2주차에 접어든 이달 5일 이후 수입이 기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하루 수만원 상당으로 감소했다.

김슬기 전국비노조 택배기사연합 대표는 "노동자를 위한다는 노조 때문에 우리가 돈을 잃고, 그간 쌓은 신뢰를 잃고, 일자리도 잃을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택배 기사의 10%도 안 되는 노조가 우리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노조가 설립되면서 개인 사업자였던 택배기사가 노동자 지위를 얻어 사업자도, 노동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가 돼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작년 말부터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상한 택배 요금을 사측이 과도하게 차지하고 있다”며 ‘공정 분배’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CJ대한통운 측과 계약해 일하는 택배 기사는 약 2만명으로 이중 8% 정도의 택배 노조 소속 약 1650명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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