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 "세상을 어둡고 위험하게 보는 부정적인 경향 많기 때문"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에 비해 백신에 대한 거짓 정보에 속는 경향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American Stroke Association]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24일(현지시간) 의학 전문지 ‘메디컬 엑스프레스(Medical Xpress)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거짓 정보에 더 잘 속는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를 이끈 보스턴에 위치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정신의학과의 로이 펄리스(Roy Perlis) 박사는 "우울증에 대해 주목할 만한 점 중 하나는 이 증세가 사람들로 하여금 세상을 다르게 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으로 인한 부정적인 사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

그는 “장미 빛 안경과는 정반대다. 말하자면 일부 우울한 사람들에게 세상은 특히 어둡고 위험한 곳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착수하게 된 이유에 대해 펄리스 박사는 "우리는 세상을 이런 식으로 보는 것이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더 취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보도자료에서 "세상이 이미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백신이 결코 위험하지 않더라도 위험하다고 믿는 경향이 많을 수 있다. 백신에 대한 가짜 정보는 백신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에서부터 백신에 마이크로 칩이 들어 있다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2021년 5월과 7월 사이 미국 성인 1만54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 반응들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 대해 우선 우울증 증상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그 다음에 코로나19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하도록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참가자들의 우울증 수치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적어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우울증 환자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네 가지 거짓 정보가운데 적어도 하나 이상 지지할 가능성이 2.2배 높았다.

또한 적어도 한 가지 이상 거짓 정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받을 확률이 절반 수준이었고, 백신 거부 확률은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에 비해 코로나19 중증에 걸리고, 그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그들은 백신에 대한 거짓 정보로 접종을 피하는 경향이 높았다.

연구팀은 또한 참가자 중 2800명에 대해 두 달 후 또 다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차 조사에서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들은 2차 조사에서 1차 조사보다 백신 허위 정보를 믿을 가능성이 일반 사람들에 비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펄리스 박사는 "우울증이 이런 민감성을 유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2차 자료를 보면 적어도 우울증이 백신 거짓 정보를 믿는 것과 상당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못된 정보가 사람들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울증이 허위 정보를 더 믿게 하는 요인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우울증과 거짓 백신 정보에 믿음 사이의 연관성이 다른 출처로부터 뉴스를 얻었기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이러한 거짓 정보에 대한 믿음은 특정한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 또는 특정 인구 집단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인들의 정신건강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악화된 것으로 보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펄리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높은 수준의 우울증을 해결하면 잘못된 정보에 대한 민감도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물론 우리는 연관성을 보여줄 수 있을 뿐이다. 우울증이 거짓 정보에 민감성을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1월 2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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