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13조5532억원·영업익 1조676억원...창사 이래 최고기록
젠5·ESS 등 판매 증가 견인...전기차 흐름에 올해 전망도 맑음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에 전시된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팩.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인 삼성SDI가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7일 삼성SDI는 지난 한 해 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13조5532억원과 영업이익 1조676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이 영업이익이 각각 13조원과 1조원 선을 뛰어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20.0%, 영업이익은 59.0% 증가했다.

4분기만 따로 봐도 호조는 계속됐다.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8160억원, 영업이익은 2657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4%, 7.9% 상승한 성적이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9%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하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2분기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후 세계 주요 산업을 강타한 반도체 대란 속에서도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며 역대 최대 성적표를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4분기 사업부별 실적을 보면, 에너지 및 기타 매출은 3조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 늘어났다.

이중 중대형 전지는 매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전지는 회사의 핵심 배터리인 '젠5(Gen5)'를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가정용과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나란히 개선됐다.

소형 전지 또한 호조를 이끌었다.

원형 정지는 전기차와 전동 공구용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파우치형 배터리는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제품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삼성SDI는 설명했다.

삼성SDI의 새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Prime Battery for Maximum Experience). [삼성SDI/뉴스퀘스트 편집]

이외 전자재료 매출은 70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6% 증가한 1455억원을 기록했다.

고부가 디스플레이 소재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편광필름은 대형 TV용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는 스마트폰과 TV용 공급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늘었다.

반도체 소재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의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한편 삼성SDI는 올해 배터리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전지와 ESS, 소형 전지 등 배터리 전 부문의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라며 "특히 자동차 전지 시장은 전년보다 38% 성장한 800억달러(약 96조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각국의 연비 규제와 친환경 정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이 배터리 성장을 견인한다는 관측이다.

삼성SDI는 이러한 분위기 속 고에너지밀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삼성SDI는 미국의 빅3 완성차 기업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오는 2025년부터 연간 23GWh 규모의 배터리를 만들 예정이다.

이날 삼성SDI는 콘퍼런스 콜을 열고 구체적인 진행 상황과 추가 협력 내용을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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