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과 알츠하이머병 상관관계 있다.
그러나 치매의 원인이 아니라 치매의 증상… 낮잠 끌리면 치매 의심해야
치매 야기시키는 단백질 축적 위치 파악하면 늦출 수 있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치매를 일으키는 인지능력의 저하와 과도한 낮잠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을까?

26일(이하 현지시간) 뉴로사이언스 뉴스(Neuroscience News)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러시대학 메디컬센터의 새로운 연구는 낮잠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에는 잠재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 학회의 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and Dementia: The Journal of the Alzheimer's Association) 3월호에 실렸다.

University of California
치매와 과도한 낮잠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University of California]

낮잠이 길어질수록 인지능력도 줄어들어

연구원들은 이 연관성이 두 방향으로 모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낮잠이 더 길어지고 더 자주 잘수록 인지능력도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메디컬 센터의 신경학자이자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아론 부츠만(Aron Buchman) 박사는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이 순전히 인지 장애에서만 비롯된다는 기존의 관점에 새로운 변화를 제공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 인지적 감소와 관련된 이 알츠하이머병이 다른 기능의 변화에서 올 수 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병은 단순한 기억 장애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수면의 어려움, 움직임의 변화, 신체 구성의 변화, 우울증 증상, 그리고 행동 변화 등을 포함하는 여러 계통의 장애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러시대학의 ‘기억과 노화 연구 프로젝트’(Rush Memory and Aging Project and the Religious Order Study)의 일환으로 최대 14년 동안 1400명 이상의 환자들을 추적했다.

러시대학, 14년동안 1400명의 환자 대상으로 연구

참가자들은 최대 10일 동안 지속적으로 활동을 기록하는 손목 착용 센서를 착용했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검사와 인지 검사를 했다.

연구원들이 말하는 낮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활동이 없는 시간에 자는 잠을 낮잠으로 정의했다.

연구가 시작되었을 당시 참가자 중 75%는 어떠한 인지 장애의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19.5%는 가벼운 인지 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며, 4%는 약간의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있었다.

관찰 기간 중 인지 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매일 낮잠은 매년 약 11분씩 증가했다. 그러나 가벼운 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후 낮잠은 두 배로 늘었고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후에는 거의 세 배가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또한 연구를 시작할 때 정상적인 인지 능력을 가졌지만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참가자들과 연구 동안 사고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참가자들을 비교했다.

결과 그들은 하루에 한 시간 이상 낮잠을 자는 노인들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40%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낮잠은 치매의 원인이 아니라 치매의 한 증상

부츠만 박사는 이 연구가 낮잠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것은 (의학적 연구가 아니라) 관찰에 의한 연구이다. 그래서 우리는 'a가 b를 유발한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9낮잠과 치매)이 동시에 전개된다고 말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시 말해서 낮잠이 치매를 유발하는지, 치매에 걸리니까 낮잠을 더 자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인과 관계는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와 타우(tau)라는 두 가지 단백질이 뇌 안에 축적되어 발생한다.

인지기능의 저하가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잘 알려진 증상이지만 이 단백질의 축적은 뇌를 비롯해 뇌간, 그리고 척수 등 다양한 위치에서 일어나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연구는 낮잠의 빈도와 지속 시간의 증가가 그러한 증상들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츠만 박사는 "이 단백질이 축적되는 위치를 확인하면, 잠재적인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다. 베타와 타우 축적을 막을 수 있는 단백질이나 유전자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해로운 단백질의 축적을 완화하거나 늦추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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