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롯데온·BGF리테일은 서비스 종료... ‘수익성 악화’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새벽배송... “지켜봐야할 것”

새벽배송. [사진=연합뉴스]
새벽배송.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유통업계가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부 유통 기업들이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새벽배송 사업을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신규 기업이 또다시 새벽배송 시장에 나서 주목되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랜드리테일과 코스트코 등이 새벽배송 서비스에 나섰다.

신선 식품을 취급하는 새벽배송 업체와 손을 잡거나,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얼리 모닝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취급 품목은 신선제품·유제품·가공 육류 제품·웰빙 식품 제품 등이다.

온라인으로 매일 5시 전까지 5만 원 이상 상품 구매 시 이튿날 오전 7시까지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다.

코스트코는 국내 진출 이후 줄곧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 사업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의 트레이더스가 국내 창고형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코스트코만의 경쟁력을 구축해야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쿠팡이 가격 경쟁력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에 코스트코는 자체 브랜드(PB) '커클랜드' 상품군부터 우선적으로 새벽배송 테스트를 실시한 뒤 상품 군을 늘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코스토코의 행보를 두고 코로나19로 변화한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익 창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새벽배송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8년 4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새벽배송은 4년 만에 4조 원 시장으로 10배 가량 성장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 원에서 2023년 11조9000억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그만큼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쿠팡·컬리·SSG닷컴 등 유통업체에게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미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과 제휴해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4월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전문업체 팀프레시와 손잡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330억 원을 들여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마켓의 지분 3%를 확보함으로써 양사는 산지 개발과 신선상품 유통 시스템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오아시스마켓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킴스클럽의 산지 신선상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은 오아시스마켓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신선부문을 공격적으로 확대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아시스는 1000만명에 달하는 이랜드 멤버십 회원과 30개의 킴스클럽 지점을 통한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온라인 주문 상품 분류 작업.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주문 상품 분류 작업.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선 새벽배송 서비스가 이용자·매출을 올려 외형을 키우기 유리하지만, 수익성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벽배송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다.

특히, 새벽배송은 인건비와 물류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상품 분류·포장·새벽배송 모두 '시간 외 수당'이 붙어 통상 인건비는 주간 배송보다 1.5~2배 많이 든다.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막대한 만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에 새벽배송은 유통 사업에서 '양면의 칼날' 같은 존재라는 평가다.

실제로 성장성에 주목한 대기업마저 새벽배송에 뛰어들었지만 쓴잔을 마셨다.

지난 4월 롯데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 BGF그룹의 헬로네이처는 막대한 비용 투자와 급증하는 적자로 새벽배송 시장에서 손을 뗐다.

오프라인 점포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를 받는데 영업시간 외에 운영할 수 없고 새벽에 배송 상품 포장도 불가하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최다 이용자를 보유한 네이버는 수도권 곳곳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고 연내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 1위 쿠팡은 전국 각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했지만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앞으로 1조5000억원 이상 더 투입할 계획이다.

쿠팡, 마켓컬리, 이마트에 네이버까지 가세하며 새벽배송을 둘러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은 규모의 경제를 이뤄 효율성을 끌어 올려야만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있다”며 “비용과 적자를 감내하며 새벽배송을 유지할 업체들이 몇 곳이나 될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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