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작년 수능과 동일...영어 1등급 비율 5.74%
선택과목 쏠림현상 나타나...국어 '언어와 매체', 수학 '미적분' 선택률↑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 6월 9일 강원 춘천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 6월 9일 강원 춘천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지난달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어, 수학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불수능'으로 평가되는 지난해 수능과 같게 나타났다.

가뜩이나 문제가 어렵게 출제된데다가 선택과목별 쏠림 현상도 커지면서 올해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3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국어 영역 149점, 수학 영역 147점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치러진 수능과 같다.

지난해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모의평가 역시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는 1등급 비율이 5.7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수능 1등급 비율(6.25%)보다 낮은 것으로, 절대 평가 도입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는 2019학년도 수능(5.3%)과 비슷한 수치다.

특히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6월 모의평가에 대해 선택과목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이과 통협 수능체제로 바뀐 이후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형식으로 치러지고 있는데, 특정 선택과목에서 높은 표준점수가 형성돼 수험생들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어 영역에서는 과학탐구를 응시한 수험생(이과생) 가운데 8만1332명이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에서 5만6279명의 이과생들이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점을 고려할 때 무려 44.5% 급증한 것이다.

수학 영역에서는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미적분' 선택비율은 42.8%로, 전년 대비 5.7%p 증가했다.

이는 문과생 가운데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 수가 9878명으로 전년 대비 40.5%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과생 중 중상위권 학생들이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기 위해 '확률과 통계' 대신 상대적으로 어려운 '미적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주는 것은 점수 제공 방식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평가원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할 경우 특정 과목으로 수험생이 몰리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입시업계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이 특정과목으로 쏠리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지적한다.

이번 6월 모의평가 결과 대부분 상위권 학생들이 국어에서는 '언어와 매체'를, 수학에서는 '미적분'를 집중 선택하면서 선택과목간 점수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본수능에서도 이러한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격차는 공통과목 문항을 모두 다 풀 수 있는 '물수능' 혹은 풀기 어려운 '불수능'으로 만들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대표는 "다만 이러한 극단적인 방법은 수험생의 혼란을 더욱 키울 수 있다"며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점수 격차를 줄이기 보다 오는 9월 모의평가와 본 수능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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