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비싸고 대출 이자는 부담되고...서울 사는 30대, 비아파트로 눈 돌렸다

올해 1분기 30대 비아파트 매수 비중, 전년 동기 대비 4.1%포인트 ↑

2024-05-09     권일구 기자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 등의 비아파트를 구매한 30대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 등의 비아파트를 구매한 30대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도권 전세가격이 상승하는데다가 비아파트 대비 높은 아파트 매입가와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끼면서 신생아특례대출 등 저리 정책대출이 가능한 비아파트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9일 우리은행이 한국부동산원의 2022~2024년 서울 연령대별 비아파트(소유권 이전등기 기준,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의 매입비중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30~60대의 서울 비아파트 매입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혁우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전문가는 “지난해 역전세 이슈로 거래시장은 다소 주춤했지만 가격조정으로 인한 저점 인식이 자리잡은 데다, 규제지역 해제, 정비사업 호재 등 1.10대책 등이 발표되며 매입비중 증가에 영항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서울 연령대별 비아파트 매수 비중의 전년 동기대비 증감률을 보면 특히 30대 매수 비중이 4.1%포인트(p)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어 50대 3%p, 60대 2.6%p로 뒤를 이었다.

올해 수도권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타며 역전세 우려가 다소 감소한데다 30대의 경우 비아파트보다 높은 아파트 매입가와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 일부가 저리 정책대출(신생아특례대출)이 가능한 비아파트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1분기 30대 매수 비중(18.9%)이 40대 매수 비중(18.4%)을 역전했는데, 이는 올 해 1월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 저리대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의 ‘2023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혼인건 수는 19만4000건을 기록했다. 연령별 혼인 건수는 남녀 모두 30대 초반(평균초혼연령은 남자 34세, 여자 31.5세)이 가장 높아 신생아특례대출의 주 수혜층이라는 것이 남혁우 전문가의 설명이다.

2023년~2024년 1분기 30~40대가 매수한 서울 비아파트 주요 지역을 살펴보면 주요 업무지구와 접근이 용이하고 실거주 편의성에 집중된 지역이었다.

서초구, 서대문구, 용산구, 동작구에 소재한 비아파트의 경우 강남업무지구(GBD) 또는 도심업무지구(CBD)로의 출퇴근이 용이하고, 동일 소재 지역 내 위치한 아파트 보다 매입가가 저렴한 편이다.

반면, 동일 기간 50~60대는 과거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학습효과를 향유한 세대로 투자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강북구, 성북구, 도봉구, 관악구에 소재한 비아파트의 경우 서울 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투자금액이 적게 들고, 해당지역 내 다수가 정비사업(모아타운) 후보지역으로 선정된 곳이 많았다.

그는 “30대의 경우 내 집마련 목적이 강하고, 특례 저리 대출 의존도가 높았다”며 “여전히 높은 서울 아파트 가격으로 비아파트 시장은 30대에게 내 집마련 할 수 있는 또 다른 주거 선택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3분기 신생아 특례 대출의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이 2억원으로 높아지면 저금리 정책대출의 적용대상은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라며 “30대의 내집마련을 돕는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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