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불완전판매·횡령, 은행 존립 기반 위협”…각종 금융사고 질타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들어 은행권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논란, 횡령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조직문화 개선을 당부했다.

1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내은행 20곳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이 원장은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사모펀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 잇따른 불완전판매와 우리은행 100억원 규모 횡령 사고 등 각종 금융 사고를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은행권의 잇따른 불완전판매와 끊이지 않는 횡령 등 금융사고로 임직원의 도덕 불감증, 허술한 내부통제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은행의 존립 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로 이어지는 임직원의 잘못된 의식과 행태의 근본적 변화 없이 제도 개선이나, 사후 제재 강화만으로는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준법·윤리 의식이 조직 내 모든 임직원의 활동에 깊이 스며들 수 있도록 조직문화 차원에서 과감한 변화를 추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 누구라도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 개연성을 감지할 경우 이를 스스럼없이 문제제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영업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실적만 좋으면 내부통제나 리스크관리는 소홀히 하더라도 우대받는 성과 보상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홍콩 ELS사태의 원인에 대해 은행의 단기실적 위주 문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은행들이 영업실적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성과 보상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향후 은행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로 인해 대규모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하고,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해 보다 근본적으로 은행의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해나갈 계획”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은행의 조직문화를 진단·분석해 개선을 유도하는 감독 프로세스를 마련할 방침이다.

외국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종합리스크관리 규정을 통해 조직문화에 대한 이사회의 책임과 정기평가를 의무화한 ‘호주’, 지배구조와 변화관리, 조직심리와 관련한 전문가 조직을 신설한 ‘네덜란드’ 등이 대상이다.

여기에 추가로 금감원은 은행 조직문화 변화에 따라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 위험이 줄어들 경우 자본비율 산정을 위한 운영위험 가중자산 산출에 있어 감독상의 유인도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이날 이 원장은 최근 다시 급증세로 돌아선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향후 금리·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빨라질 수 있으므로 다시 한 번 긴장감을 갖고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계대출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의 차질 없는 시행 등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서는 “잠재부실 사업장에 묶여있는 자금이 선순환돼 부동산 PF 시장이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보험권과 함께 신디케이트론에 적극 참여해 이른 시일 안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은 최근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사고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조 은행장은 “우리은행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게 돼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며 “모든 임직원에게 내부통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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