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찾아라"...美 현장 간 LG 구광모 대표, 배터리·AI·바이오 동향 살핀다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북미 현장 방문...2018년 취임 이후 올해로 5번째 美 중남부 테네시와 서부 실리콘밸리 찾아 현지 사업 및 미래 먹거리 전략 논의 LG 사업장 이외에도 글로벌 AI 스타트업 별도 방문

2024-06-23     김민우 기자
 구광모 LG그룹 대표(맨 오른쪽)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 방문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한 주요 스타트업의 기술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구광모 LG그룹 대표가 자사 주요 계열사의 미국 거점을 방문, 현지 사업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접 나섰다.

LG그룹의 현지 전진 기지이자 중남부에 있는 테네시주를 시작으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있는 서부의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그룹만의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을 강조한 것이다.

23일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대표는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구 대표는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팬데믹 기간(2020~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미국에 방문하며 현장 경영을 해왔다.

먼저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테네시주에서는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제네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등을 찾았다. 

테네시주는 조지아, 앨라배마 등 8개 주와 경계를 맞대고 있어 교통과 물류에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GM, 폭스바겐, 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생산 거점으로 마련하며 배터리와 양극재 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미국 테네시에 위치한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찾아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뉴스퀘스트]

LG그룹 역시 테네시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LG전자가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운영을 시작한데 이어, 올해 3월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LG화학은 이 지역에 미국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지을 계획이며, 2026년부터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의 양극재를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테네시 공장을 찾은 구 대표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 북미지역대표 정규황 부사장 등과 함께 전자 북미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현지의 고객·경쟁·유통 변화, 통상정책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논의했다.

구 대표는 로봇 자동화, 무인 물류 등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 건조기 생산라인도 살펴봤다. 

LG전자의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인 테네시 공장은 부품부터 세탁기·건조기·워시타워 등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통합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미 가전업계에서 유일하게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제2공장을 찾아 북미 전기차 시장 전망과 주요 고객사 동향에 관한 설명을 듣고, 배터리, 양극재 등 전장 부품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계획 및 투자 전략을 점검했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왼쪽)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뉴스퀘스트] 

이어 방문한 실리콘밸리에서는 미래사업 분야를 살폈다.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이자 스타트업의 메카로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치열하게 연구되는 지역이다.

LG그룹은 지난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설립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강화하며 미래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80여곳의 스타트업과 펀드에 3억6000만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해 왔다. 특히 전체 투자 금액 가운데 절반 가량은 LG그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BC(AI, 바이오, 클린 테크) 분야에 투입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은 구광모 대표는 김동수 CEO(부사장)를 비롯한 경영진과 만나 지금까지의 투자 및 사업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또한 AI 등 LG의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스타트업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 대표는 인월드AI(AI기반 가상환경 플랫폼 업체), 에코 헬스(자체 AI 기반 심장·폐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디지털 청진기를 개발 스타트업), 사우스 8 테크놀로지스(극저온에서 작동 가능한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용 액화가스 전해질 개발 업체) 등의 스타트업 제품과 기술 등을 자세히 살폈다.

아울러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도 방문했다.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목적으로 2020년 설립됐다. 

투자 수익 확보를 우선시하는 일반적인 벤처 투자와는 다르게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사업 모델을 만들고 직접 사업화를 추진하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구 대표는 이석우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부사장)을 비롯한 구성원들과 만나 아웃사이드-인 방식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시도들을 격려하며, 신사업 개발 추진 현황 등을 경청하고 헬스케어, 클린테크 분야의 사업화 추진 사례를 살폈다.

그는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결국 변함없는 성공의 키는 차별화된 고객가치에 달려있다”며 “이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되어 나가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오른쪽)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반도체 설계 업체 '텐스토렌트'의 CEO '짐 켈러'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구 대표는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방문해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다른 분야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을 살폈다.

텐스토렌트를 방문한 구 대표는 짐 켈러(Jim Keller) CEO와 만나 AI 반도체의 트렌드와 텐스토렌트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AI 반도체는 가전, 전장, 통신 등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분야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도 방문했다. 피규어 AI 창업자이자 CEO인 브렛 애드콕(Brett Adcock)을 만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피규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피규어 원(Figure 01)’이 구동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피규어 AI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 3월에는 스스로 판단하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원(Figure 01)’의 시연 영상을 공개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구 대표는 이번 북미 현장 방문 중 직원들을 만나는 총 6번의 자리에서 먼저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격려하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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