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적자 늪 탈출하나"...SK온, 현대차·포드 실적에 '흑자전환' 달렸다

2021년 10월 출범 후 적자 지속...오는 3분까지도 적자 전망 현대차그룹, 포드 전기차 판매 호조 영향으로 4분기 흑자 예상

2024-06-24     김민우 기자
지난 3월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4'에 마련된 SK온 부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SK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계열사인 'SK온' 살리기에 나선 가운데, SK온의 실적 개선은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과 포드의 판매 실적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온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과 포드가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진다면, 오는 4분기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오는 2분기에도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1분기 연속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21년 10월에 출범한 SK온은 출범 3년차인 현재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범 첫 해에 398억원 손실에 이어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영업손실 9912억원, 5818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까지 누적 적자만 2조5876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오는 3분기까지도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산업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은 유효하나 비싼 전기차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저가 전기차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실제 SK온의 1분기 전기차 시장 배터리 사용량은 10.3GWh(기가와트시)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했다.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아이오닉 5', 'EV6' 판매량 감소 영향이 컸다. 

EV볼륨스에 따르면 아이오닉5의 이번 1~4월 판매 대수는 2만6867대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EV6 역시 같은 기간 2만1453대를 기록하며 전년 판매량보다 11.4% 줄어들었다. 

오는 2분기 역시 전망은 밝지 않다.

조현렬 삼성증권 선임 연구원은 "출하량은 기존 예상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AMPC(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도 기존 예상치보다 더딘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한 유럽 신규 공장도 초기 고정비 부담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4'에 마련된 SK온 부스. (왼쪽 사진) 제네시스 차량과 함께 지난해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SK온의 SF 배터리가 전시돼 있다. (오른쪽 사진) SK온이 그간 개발해온 배터리 포트폴리오. [사진=김민우 기자]

증권가에선 SK온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핵심은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과 포드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 현대차그룹과 포드의 전기차 판매 전망은 밝다. 북미에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한편 EU(유럽연합)가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높이면서 현대차그룹과 포드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1분기 아이오닉 5, EV6 판매량은 감소했으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11.2%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SK온의 99.8㎾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한 기아의 EV9는 지난 4월까지 국내외 판매량 4만8291대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포드 역시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총 2만223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86.1% 증가했다.  

SK온은 연내 포드 전용라인인 미국 조지아 2공장을 현대차 라인으로 전환하고 2분기에 30GWh 규모의 헝가리 3공장 가동을 통해 하반기 흑자 전환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재고 소진과 신차 출시 확대에 따른 출하량 증가, APMC 금액 증가가 기대되며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오는 2분기까지 3000억원대 영업적자를 보던 SK온이 3분기에 들어서 1000억원대까지 감소하고 4분기에는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선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판매 실적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북미 공장 판매량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 증가가 예상되고, 이에 따라 영업적자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노베이션-E&S 합병설, 절차적 문제 없어...주주 반발, 배당 소득 감소는 '고민거리'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설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SK 사옥. [사진=김민우 기자]

최근 논의가 불거지고 있는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와의 합병설의 경우 SK㈜가 SK이노베이션과 SK E&S 지분을 각각 38%, 90%씩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사회의 합병 결의에서 절차적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합병 비율 산정시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 불리할 수 있는 점과 합병시 지주사인 SK㈜SK E&S 배당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고민거리인 상황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선임 연구원은 "에너지 포트폴리오 확장 관점에서 신규 사업 육성을 위한 이익창출원이 부족했던 SK이노베이션에 긍정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합병 가액의 산정 수준에 따라 합병 이벤트 자체에 대한 유불리 영향을 가변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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