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반도체 거품론’ 우려↑…증권가 “올해까진 상승세 문제 없어”

미국 현지시간 27일 마이크론 -7.12%, 엔비디아 -1.91% 기록 AI투자 관련주 약세에 2000년 ‘닷컴버블’ 붕괴 현상과 비교 의견 등장 하반기 공급 증가·수요 회복으로 긍정적 주가 흐름 이어질 듯

2024-06-28     김민수 기자
현지시간 27일 미국 증시에서는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3위 기업인 마이크론이 7% 넘게 급락하는 등 반도체 주식이 약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전 세계 반도체 업종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발표된 마이크론 실적은 시장 예상치보다 높았지만, 향후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으면서 반도체 종목의 강한 주가 반등세를 이끌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종목들이 올해 들어 급등한 만큼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공급 증가·수요 회복 등으로 아직 상승 탄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2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26포인트(0.09%) 오른 3만9164.06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7포인트(0.09%) 상승한 5482.87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3.53포인트(0.30%) 오른 1만7858.68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3위 기업인 마이크론이 7% 넘게 급락하는 등 반도체 주식이 약세를 보였다. 

전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 매출액 6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66억7000만달러)보다 높은 수치였지만, 향후 매출 전망이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7.12% 하락한 132.23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급락과 급반등을 반복하고 있는 엔비디아도 고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경계심이 커지면서 1.91% 하락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몇몇 AI투자 관련주가 급락하며, 버블 붕괴 우려가 불거졌다”며 “얼마 전 반등이 나오기도 했지만, 불안감도 상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특히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총 1위를 찍은 직후 급락했다는 점에서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Cisco)와 비교된다”며 “시스코는 2000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총 1위를 찍었지만, 이후 버블 붕괴로 -80% 넘게 폭락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최근 ‘AI 열풍’ 현상이 2000년대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면 이번 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일정 부분 예측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빅테크’ 기업라고 해서 모두 AI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목숨을 걸고 있고, 아마존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근 2년 동안 아마존 매출 증가율(39%)이 마이크로소프트(28%)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아직까진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주가 차이가 크지 않지만, 차이가 벌어진다면 의외로 아마존이 ‘AI투자 붐’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세적 긴축’으로 돌아서게 된다면, AI 랠리는 붕괴할 수 있다”며 “다만, 연준이 통화정책을 추세적 긴축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최소한 가까운 미래는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아직까지 AI를 제외한 다른 산업에서 뚜렷한 수요 회복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하반기 반도체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온디바이스 제품 출시와 일반 서버 회복으로 인한 수요 개선, 고대역폭 메모리(HBM) 비중 증가에 따른 공급 감소 등 메모리 업황에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HBM 수요 증가와 함께 후공정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이제는 하반기 전환 투자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투자가 확대되는 ‘전공정 장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류 연구원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0만원, 30만원으로 유지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올해 HBM, 선단공정 기술 격차를 줄이며, 일반 메모리 수요·판가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기술 경쟁력 기반의 DDR5,  HBM 등 고성능 메모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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