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 앞둔 K-게임사, 넷마블·크래프톤 '희(喜)' 카카오게임즈·엔씨소프트 '비(悲)'

오는 7월 말부터 본격 실적 발표...1분기 업계 불황 분위기 2분기에도 이어져 '실적 호황' 넷마블·크래프톤, 주요 IP 및 신작 흥행 효과 커...하반기도 긍정 전망 '부진' 카카오게임즈·엔씨소프트, 기존 게임 매출 감소 영향...신작 흥행 절실

2024-07-12     김민우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주요 게임사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6~19일 진행된 '2023 지스타'. [사진=김민우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주요 게임사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분기 업황 불황이 2분기에도 이어지며 카카오게임즈, 엔씨소프트 등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은 반면, 신작 3연속 흥행을 거뒀던 '넷마블'과 배틀그라운드 IP(지적재산) 성과가 뚜렷한 '크래프톤'은 호실적이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엇갈린 실적 전망에는 각 기업의 인기 게임 및 신작 흥행 여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넷마블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두며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기록이 예상되고 있다. [넷마블 제공=뉴스퀘스트]

넷마블은 3분기 연속 흑자 기록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644억원, 545억원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69%,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앞서 연이어 출시한 3종의 신작 흥행 성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 8일 글로벌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은 출시 직후 141개국 앱 마켓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으며 출시 2주만엔 누적 다운로드 수 2000만건을 돌파하며 유저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레이븐2'도 출시 후 각각 매출 탑 10위를 기록하며 호실적에 톡톡히 기여했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각기 다른 장르의 신작 4종 출시를 예고하며 확실한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지난 3월 19일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신작 3종의 매출 기여 효과는 2126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며 "플랫폼 수수료 절감, IP 공동 개발 등으로 지급수수료는 매출대비 33.7% 수준인 2551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나 혼자만 레벨업이 스팀, 콘솔로도 플랫폼 확장이 예정돼 있어 게임 수명 주기(PLC) 장기화가 예상된다"며 "신작 운영에 대한 관리만 잘 된다면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출시한 신작 3종이 모두 양호한 초기 성과를 내면서 2분기 이후 실적 정상화 구간에 진입했다"며 "나 혼자만 레벨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2분기에만 1080억원의 매출액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크래프톤의 주요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조이' 포스터. [크래프톤 제공=뉴스퀘스트]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던 크래프톤은 2분기에도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253억원, 18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에프앤가이드는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5.71%, 37.86% 증가한 수치다.

대형 신작 출시가 없었음에도 기존 IP인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업데이트가 흥행을 이끌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5월 '에란겔 클래식' 맵 업데이트, 6월에는 걸그룹 '뉴진스'와의 협업 콘텐츠를 공개하며 신규 및 복귀 유저들의 유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하반기 전망 역시 밝다. 대형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와 더불이 크래프톤의 산하 스튜디오가 내놓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걸그룹 '뉴진스'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크래프톤 제공=뉴스퀘스트]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PC가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6월 뉴진스 콜라보가 집객 및 매출 효과를 이끌어 일일 활성 유저(DAU)가 전년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모바일의 경우 3월말 출시된 성장형 스킨 성과와 인도 온기 반영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26%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신작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 연구원은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원작에 대한 높은 관심에 따라 수혜를 받기 좋은 환경이다. 인조이의 경우에도 경쟁작이 개발 취소 소식을 알렸다"며 "기존 작품의 실적은 단단하고 신작 사이클도 누리기 적절한 타이밍이 왔다"고 평가했다.

엔씨소프트가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R&D 센터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엔씨소프트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39억원, 5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2%, 84.82% 줄어든 수치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의 맏형격인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중 유일하게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핵심 IP이자 캐쉬카우(현금창출원)인 리니지 계열의 게임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를 메울 만한 신작들이 나오고 있지 않아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은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는 실적으로 전망된다"며 "모바일 리니지 3종 매출이 전년 동기 배디 18.8% 하락한 2377억원으로 저조한 점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쓰론앤리버티(TL) 매출도 전 분기 대비 감소해 PC 매출도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며 "영업이익 역시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퇴직비용 영향과 마케팅비의 증가로 급감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가 오는 8월에 출시 예정인 스위치 역할수행게임(RPG) '호연'.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엔씨소프트는 하반기부터 2025년 말까지 총 10종에 달하는 신작을 출시하며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당장 오는 하반기에는 대전 액션 장르 '배틀크러쉬'와 스위치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비롯해 TL의 글로벌 출시 등이 예정돼 있다.

증권업계에선 단기간 내 성과를 가져오긴 어려우나 장기적인 관점에선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내다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신작들은 기존 게임의 해외 확장뿐 아니라 신규 장르에 대한 도전의 성과를 보여준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와 함께) 경영상 체질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2025년부터는 차기작 출시와 더불어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는 신작 아이온2,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 리그오브레전드 메카니컬 측정(LLL)이 더해지며 확실한 탑라인 성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더해 본격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맞물리며 높은 이익 개선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6월 18일 신작 '스톰게이트'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스톰게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카카오게임즈도 2분기 다소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11억원, 17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67%, 영업이익은 35.24% 줄어든 수치다.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IP인 '오딘'의 매출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지난 2월 출시한 신작 '롬'의 초기 출시 효과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딘, 롬, 아키에이지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중심 기존 게임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지며 모바일게임 매출은 1분기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에 다수의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으나 상반기 대비 기대작은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기존작의 매출 하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모바일 게임의 수명이 점차 짧아지고 있고 퍼블리싱 중심의 BM(과금구조) 속에서 신작에 대한 흥행 기대감 또한 낮아지고 있다"며 "PC 및 콘솔 신작이 흥행해 플랫폼 다변화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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