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삼총사, 2분기 우울한 실적 전망...돌파구 마련 위해 동분서주
미국 및 유럽 시장 전기차 수요 둔화 따른 생산량 감소 영향 탓 배터리 3사, 투자 속도 조절 및 포트폴리오 확대로 돌파구 마련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일제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 대비 부진한 매출액을 거뒀고, 삼성SDI와 SK온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투자 속도 조절과 ESS(에너지저장장치)로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바탕으로 하반기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1619억원, 1953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4478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익은 2525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2분기 실적은 크게 줄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8조7735억원)대비 28.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2분기(4606억원)보다 57.6% 줄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와 SK온의 상황도 비슷하다.
SK온의 경우 10개 분기 연속 영업 적자가 유력하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 2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조550억원, 482억원이었다. AMPC를 포함해도 적자 규모는 300억원대에 달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3조6961억원) 대비 71.46% 감소한 가운데 영업손실은 지난해 2분기(1315억원 적자)보다 100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프리미엄 배터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던 삼성SDI도 2분기 실적 전망은 흐린 상황이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삼성SDI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조530억원, 317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29.5%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2분기 삼성SDI는 매출 5조8406억원, 영업이익 450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이같은 예측은 미국·유럽 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 폭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량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사들은 중저가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공장의 일부 전기차 라인을 ESS 라인으로 전환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르노와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에서 얻어낸 첫 대규모 공급계약으로 기술·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역량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0억 달러(약 2조7700억원) 규모의 외화채 발행에도 성공했다. 이는 글로벌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쓸 계획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기술력과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북미 신차 출시에 따른 주문량 증가에 힘입어 제품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3분기부터 성장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도 미국 최대 전력 기업인 넥스트에라 에너지사와 ESS 장기 공급에 대해 협의하며 '성장 둔화' 탈출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현지에선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 설치 붐이 일어나며 발전 설비에 따라붙는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오는 2026년부터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관세를 25% 부과함에 따라 국내 기업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합산 연결 영업이익은 789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 대비 19%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내년 초 미국 신공장 스텔란티스 합작법인의 가동이 예정돼 있고 내년 기점의 외형 성장 및 AMPC 수취에 따른 증익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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