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미 함정 MRO 사업 교두보 마련...“K-함정 수출 지평 넓혔다”

양사,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 향후 5년간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 지원함 및 전투함 MRO사업 입찰 자격 확보

2024-07-23     권일구 기자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HD현대중공업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K-조선 대표 주자인 HD현대와 한화오션이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미국은 전 세계 MRO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사들은 이번 함정 MRO 시장 진출을 발판 삼아,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국내에서 가장 먼저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Naval Supply Systems Command)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MSRA를 신청한 이후 지난 1월 시설 및 품질 실사를 완료했다. 또 3월과 5월, 각각 보안 실사와 재무 실사까지 마치며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HD현대중공업은 이와 별도로 이미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필리핀 함정의 MRO 실적을 바탕으로 아시아, 남미 등 권역별 MRO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향후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 특수목적선, 관공선 등 신조(新造) 사업으로도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수상함. [한화오션 제공=뉴스퀘스트]

한화오션도 이날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MSR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통상적으로 1년 이상 걸리던 MSRA 인증에 필요한 기간을 7개월로 대폭 단축시켰다.

지난 1월 MSRA를 신청한 한화오션은, 4월 말 거제사업장 실사를 거쳐 최근 최종적으로 협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한화오션이 인증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정 기술력과 정비 관련 인프라 등에 있어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미국 함정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한화오션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미국 최대 규모의 상업용 도크를 보유한 미국의 필리(Philly) 조선소를 인수한 바 있다. 이곳을 미국 함정시장 진출과 함정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MSRA는 미 함정의 MRO를 위해 미국 정부가 민간 조선소와 맺는 협약으로, 미국이 운용하는 함정에 대한 MRO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MSRA를 사전에 체결해야만 한다.

양사는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향후 5년간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Military Sealift Command) 소속의 지원함 뿐 아니라 미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전투함에 대한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하게 됐다.

이처럼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함정 MRO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시장 성장성과 기술력 확보를 비롯해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 함정 MRO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향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는 시장이다. 미국 해군은 20조원 규모의 함정 MRO 물량을 해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며,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가 이를 바탕으로 함정 MRO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장기적인 계약을 통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는 점, 함정의 수명 주기 동안 지속적인 유지 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꾸준한 수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선점해야할 시장이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는 함정 건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MRO 분야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함정 MRO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조선업계 뿐 만 아니라 정부도 적극 나서 등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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