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이차전지 점진적 수익성 회복세 예상...실적 회복 시점은 불확실성 높아"
한국신용평가, 이차전지 하반기 전망 및 신용도 세미나 진행 예상 대비 낮은 수요 성장세와 수익성 약화로 재무부담 확대 글로벌 점유율에서도 국내 기업 비율 감소...중국 기업 상승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미국의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확대와 완성차 업체들의 재입고 수요가 늘어나며 점진적인 수익성 회복세를 예상하나 실적 회복 시점과 정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3일 '하반기 이차전지 산업 전망과 주요 기업의 신용도(크레딧) 이슈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이차전지의 산업동향과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하반기 신용전망 등을 소개하며 주요 기업의 실적 동향 및 전망을 발표했다.
원종현 실장은 예상 대비 낮은 수요 성장세로 인한 수익성 약화와 재무부담 확대가 나타났다며 하반기 산업 및 신용도 전망을 각각 '비우호적',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원 실장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며 중국 배터리 업체의 글로벌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여기에 광물가격 하락과 연계된 판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의 전기차 시장을 살펴보면 판매량과 성장률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판매량이 300만대에서 400만대로 꾸준하게 증가해오다 올 1분기 들어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성장률 역시 지난해 3분기 56.8%를 달성했으나 이후 급감하면서 올 1분기엔 9.4%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유럽 시장 역시 지난해 1~3분기 안정적인 판매량과 성장율을 달성해오다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11.3%로 떨어졌으며 이어 1분기 판매량 역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이 가운데 배터리 업체별 글로벌 점유율도 중국 기업의 상승세가 돋보이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글로벌 점유율(지난 5월 기준) 1위와 2위는 중국의 배터리 업체 'CATL'(37.5%)과 'BYD'(15.7%)였으며 이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대비 2.1%포인트(p) 감소한 12.6%의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SK온도 같은 기간 대비 0.9%p 줄어든 4.9%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SDI만 유일하게 동기간 0.1% 오른 4.8%의 점유율을 거두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3분기 이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에스케이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총 영업이익 지난해 3분기 1조2000억원를 거뒀으나 4분기에 4000억원대까지 떨어졌으며, 올 1분기에는 1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5.8%에서 2.2%, 0.7%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의 재무부담을 나타내는 '순차입금'은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7조원대였던 순차입금은 2022년 13조7000억원대까지 늘어나더니 지난해 26조9000억원으로 급등했다. 올 3월 기준으로는 31조6000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원종현 실장은 하반기 이차전지 신용전망에 대해 "업황 저하에 따른 수익성 약세와 약화된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하다"며 "이를 감안시 신용도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MPC 등의 수익성 방어 요인이 없고 광물가격 하락이나 전방 업체들의 재고조정 여파가 큰 배터리 소제 업체들의 신용도 하방 압력은 더 높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진행 중인 SK온에 대한 SK계열의 지원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답변을 내놓았다.
원 실장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및 SK엔텀과 3사 합병이 (SK온의) 신용도 하향 압력을 단기적으로 완화할 전망"이라며 "대규모 투자 부담이 상존하는 가운데 상당 규모의 안정적인 EBITA(상각전영업이익)가 추가됨으로써 재무 부담 상승 속도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력 배터리 사업의 본원적인 이익 창출이 이뤄져야 신용도 하향 압력이 궁극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며 "해당 부분에 자체 사업 경쟁력 제고와 영엽 실적 개선을 통한 재무부담 통제 능력 확보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지원이 발생하면서 그룹 재무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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