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원가율 부담에 울상 짓는 대형건설사, 2분기 실적 ‘먹구름’
원가율 100% 현장 속출, 미분양 증가 등으로 당분간 실적 저조 이어갈 듯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잿값이 지속 상승하는 등 공사 원가율 부담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2분 실적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우건설, DL이앤씨, 삼성물산 등이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내심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건설업계는 최근 공사 원가율이 급속하게 상승하면서 적정 이윤을 남기기 힘든 상황에서 당분간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미분양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올해 2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은 8조6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1634억원 대비 20.4%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236억원 대비 34.1% 감소한 1473억원에 그쳤다. 특히 전분기와 비교시 영업이익은 41.3%나 줄었다. 이는 증권사가 전망한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측은 원자잿값의 지속 상승 등을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대건설에 이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248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5326억원으로 지난 2021년 7383억원 이후 3년 연속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전년동기 대비 9.8% 상승한 790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되지만, 3개월 전 예상실적 대비로는 31.7% 감소한 수치다.
다만, 삼성물산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723억원 대비 2.0% 소폭 증가한 7723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부실 시공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848억원이다. GS건설은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결산손실 5500억원을 반영, 지난해 2분기 4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538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8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839%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의 실적이 저조하거나 기대 이하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원가율 상승에 따라 적정 이윤을 남기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대형건설사 뿐 만 아니라 중견, 중소형 건설사까지 경영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라며 “원자잿값 상승 등의 원인으로 원가율이 거의 100%에 가까운 현장도 속출하고 있으며 실제 적자를 보면서 운영하고 있는 현장도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이나 일부 수도권을 제외하고 아파트 분양시장도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실적하락)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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