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갈등' 궁지 몰린 삼성 노조, 파업 마무리할까…집중 교섭 결과 주목

전삼노, 29~31일까지 끝장 교섭 사측, 노조 요구 반영 보다는 이견 조율 및 절충안 모색 할 듯

2024-07-29     권일구 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삼성전자 사측이 29일 임금교섭을 재개한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삼성전자 사측이 임금교섭을 시작한다.

파업 장기화로 인한 노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대화의 물꼬를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임금 교섭을 진행한다. 전삼노는 31일까지 총파업을 이어간다.

이날 교섭에서 사측에서는 김형로 부사장, 전대호 상무 등이 전삼노에서는 손우목 위원장, 허창수·이현국 부위원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3일 경기도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임금교섭 타결을 위한 협상에 나섰다. 약 8시간 동안 이뤄진 임급교섭에서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국 협상이 불발됐다.

전삼노는 당시 교섭과 관련, 유튜브를 통해 “8시간 동안 교섭에 나섰지만 노사 간 입장 차가 너무 커 결과를 도출할 수 없었다”며 “사측에 오는 29일까지 새로운 안을 가져오라고 통보했으며 29일부터 31일까지 집중 교섭을 통해 끝장을 보자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안을 가져오지 않거나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교섭 결렬은 물론 총파업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 3차 사후 조정 회의에서 밝힌 평균 임금 인상률 5.1% 인상률을 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전 조합원 기본 인상률 3.5%(성과급 인상률 2.1% 포함 시 5.6%), 노동조합 창립 휴가 1일 보장,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조합원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요구를 반영한 안건을 제시하기보다는 교섭을 통해 이견을 조율하고, 절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20일을 넘기면서 노사 모두 부담이 늘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가동되고 있어 잠시라도 멈추면 정상화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단기적으로 근무조를 조정하는 등의 임시방편으로 생산라인을 일시 가동할 수 있지만, 장기화 될 시 인력 확보가 어려워져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문제는 전삼노 조합원 2만8000여명 중 대다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소속이라는 점이다.

특히, 파운드리(위탁생산)의 경우 반도체 공급의 정확성 등 고객사와의 신뢰가 업황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번 파업으로 자칫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전삼노 역시 오는 8월 초까지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대표교섭권 노조’ 지위를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교섭 타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삼노는 지난해 8월 5일 대표교섭권을 확보해 오는 8월 4일까지 보장받는다. 만약 교섭을 타결하지 못하면 다른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단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면 개별 교섭이 진행되거나 다시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야 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된다.

또한, 파업에 참여하는 일수만큼 임금이 차감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노조는 파업 참여에 따른 손실 보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노노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구미네트워크노조, 삼성 5개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의 삼성전자지부(옛 DX(디바이스경험)) 등 5개 노조가 있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 26일 사내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전삼노를 강하게 비판하며 "기대했던 대표 노조의 총파업을 통한 협상이 회사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강성 노조의 힘은 앞으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실망한 안겨줄 것”이라며 “직원들만 서로 갈라지고 피해를 볼 것이다”고 비판했다.

전삼노는 대표교섭권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날부터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협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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