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에도 AI 상승기류 탄다..."고객 최적화 커스텀 HBM, 세부 스펙 협의 시작"

메모리 반도체, 하반기에도 수요 빠른 확대...HBM3E 공급 확대 예정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도 시장 경쟁력 확보 주력...수요 회복 기대 MX 사업부, 갤럭시 AI 시스템 확대...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

2024-07-31     김민우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의 깜짝 실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에도 전 사업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의 깜짝 실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에도 전 사업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공급 대비 수요의 빠른 확대가 진행됨에 따라 HBM(고대역폭메모리)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객 맞춤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성능을 고객별로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도 함께 개발 중이며 현재 복수의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에 대해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고 알렸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진행된 파업에 대해서는 노조 측과 지속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파업에 따른 고객사 물량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사업 전망 및 부문별 주요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주요 질문으로 ▲사상 첫 노조 파업 영향 ▲HBM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시스템반도체 전략 ▲디스플레이 부문의 매출 호조 배경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전략 등이 나왔다.

◇HBM3E 하반기 공급 확대 예정...HBM4, 복수 고객사와 세부 스펙 협의 이미 시작

삼성전자 평택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 8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파업 여파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노조 측과 지속 소통을 해나가고 있다"면서 "다만 파업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물량 대응에는 문제가 없으며 노조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적법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분기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달성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세부 실적과 하반기 사업 전망을 언급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2분기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50% 중반 상승했다"며 "서버향 DDR5 제품은 출하량 증가와 제품판매단가(ASP) 상승으로 80% 중반의 매출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서버향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경우 매출이 전분기 대비 40% 중반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의 메모리 제품판매단가는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와 함께 시장가 상승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D램은 10% 후반, 낸드플래쉬는 20% 초반 상승했다"며 "특히 전년도 제품판매단가 하락 폭이 비교적 컸던 전통적인 메모리 제품의 가격 상승은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을 더욱 가속화했다"고 덧붙였다.

비트그로스(Bit Growth)의 경우 D램이 HBM, DDR5 등 서버향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전분기 대비 한 자릿 수 중반 상승했으며, 낸드플래쉬는 수익성 중심의 판매 기조를 유지하며 같은 기간 한 자릿수 중반의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그로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을 나타내는 지표다. 특정 기간 동안 생산 또는 출하된 메모리 반도체의 총 용량을 비트 단위로 환산해 계산한다.

삼성전자 5세대 HBM(HBM3E) 12단 실물.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AI 시대 핵심 메모리 반도체로 평가받는 HBM 매출 전망과 기술 현황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김재준 부사장은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은 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면서 “업계 최초 개발 및 샘플 공급한 HBM3E 12단 또한 이미 양산 램프업 준비를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들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 공급 확대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산 램프업 준비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시험 생산 단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기 위한 준비 과정을 의미한다.

이어 "당사 HBM 내 HBM3E 의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분기에 전분기 대비 50% 중반 증가했던 당사 HBM 매출은 매 분기 2배 내외 수준의 가파른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를 상회하는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6세대 HBM인 HBM4 개발에 대해서는 "20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이에 더해 고객 맞춤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성능을 고객별로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도 함께 개발 중이며 현재 복수의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에 대해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다.

HBM 캐파(생산능력) 확충에 대해서는 "최근 업데이트된 생산 판매 계획 기준으로는 올해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을 전년 대비 약 4배 가까운 수준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두 배를 넘어서는 공급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 요청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추가 생산 규모를 확정해 나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HBM3E 퀄리티 테스트에 대해서는 "퀄 테스트는 고객사와의 계약에 따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2나노 양산 차질없이 진행...시스템LSI, '엑시노스2500' 안정적 공급에 집중

지난 9일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전망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송태중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5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의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 HPC(고성능 컴퓨팅) 고객사 수가 2배 증가했다"며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나노 공정 PDK(설계 키트) 개발 및 배포를 통해 일부 고객사들은 본격적으로 제품 설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2나노 양산을 위한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며 "하반기는 시장 경기 회복에 따라 세트(완제품 제조) 업체들의 시황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모바일 수요도 회복이 기대된다. AI HPC향 수요는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파운드리 시장 또한 특히 선단 노드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첨단 공정 사업 확대와 GAA 3나노 2세대 공정의 본격 양산을 통해 2024년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상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 대비 2028년까지 파운드리 AI, HPC 고객 수를 4배, 매출은 9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도 밝혔다.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브랜드 '엑시노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시스템LSI 사업부는 2분기 자사의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 수요가 강세를 보였고 하반기 선보일 '엑시노스 2500'에 대한 안정적 공급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권형석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상무는 "당사는 2분기 주요 부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고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엑시노스 2400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세였고 미국 고객에 하반기 신모델인 새로운 시스템온칩(SoC) 공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의 상대적 강세 영향으로 하반기는 스마트폰 부품 조달 수요가 약화될 수 있기에 당사는 전략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당장 사업 부문에서는 업계의 최초의 웨어러블용 3나노 SoC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엑스노스 2500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는 데 리소스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권형석 상무는 자사 시스템LSI 사업부의 토탈 솔루션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권 상무는 "플래그십(주력 상품) 스마트폰 부품 현황과 관련해 올해 출시된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SoC 제품 뿐만 아니라 2억 화소 및 5000만화소 이미지 센서, DDI 등 여러 제품이 있다"면서 "핵심 부품 28개 중 20종 정도가 (자사의 시스템LSI 제품들로) 채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0개 정도 제품이 채용됐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이 올라간 수치"라면서 "LSI 사업부는 내년에도 숫자를 늘려 20개 이상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사의 LSI사업부는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세계 몇 안 되는 경쟁력을 보유했다"며 "AI 발전이 지속되면서 온디바이스에서 엄청난 혁신이 펼쳐지는데 자사는 핵심 기술인 컴퓨팅, 통신,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주요 제품과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 AI 에코 시스템, 앱까지 확대...디스플레이, 하반기도 수요 회복세 지속 전망

지난 1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이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온디바이스 AI폰'의 향후 전략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향후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에는 카메라·디스플레이는 업계 최고의 성능을 갖출 수 있게 하고 메모리 또한 업계 최고 성능으로 준비 중"이라며 "갤럭시S 24와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를 통해 삼성전자는 계속 진화하는 AI 흐름에 맞춰 고객의 모바일 경험을 풍부하게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폰 뿐만 아니라 워치와 버즈, 탭, OS, 앱, 서비스까지 갤럭시 AI 에코 시스템을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며 "향후에는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고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파트너십 강화해 삼성전자의 AI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모델이 AI 기능 탑재된 초대형 프리미엄 TV 신제품(Neo QLED 8K, Neo QLED, 삼성 OLED)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성수기인 하반기엔 수요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경래 삼성전자 DX 부문 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는 "2분기에는 본래 계절적 비수기이나 올해에는 유로컵 등 대형 스포츠로 시장이 소폭 성장하는 추세였다"며 "제품별로 QLED, OLED, 75형 대형 TV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판매 확대와 함께 하반기에는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수요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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