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파업 25일만에 현업복귀...‘게릴라식’ 파업 예고
장기전 전환 위한 조직 정비 차원에서 파업 중단 전삼노, 제1노조인 사무직노동조합과의 통합 추진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가 조직 점검 차원에서 파업을 중단하고 25일만에 현업에 복귀한다.
이번 현업복귀는 파업 철회가 아닌 ‘장기전’ 전환을 위한 것으로 향후 기습적인 부분 파업 일명 ‘게릴라식 파업’을 통한 쟁의 활동을 이어가기로 한만큼, 노조 리스크는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날부터 현업에 복귀한다.
앞서 전날 전삼노는 오후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사측을 지속 압박할 투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5일까지 현업에 복귀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끝장 교섭 결렬로 파업 투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라며 “향우 전개될 투쟁의 성공을 위해 지속 가능한 게릴라 파업과 준법투쟁으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조합원 상황별 지침도 알렸다.
전삼노는 ▲지치지 말고 기회를 기다리자 ▲준법투쟁 등을 실시 ▲기습적 부분파업(게릴라식 파업) 지침(쟁의권 있을 때) ▲디지털 기록매체 복원 대응 지침 ▲녹취/채증 투쟁 등을 당부했다.
또한, 지속가능 장기투쟁을 위한 향후 계획을 위해 ▲챌린저 및 체크오프 제도 운영(체크오프 1만명 목표) ▲쟁의 기금 모금 예정 ▲사회적인 연대 구성도 밝혔다.
전삼노는 지난 달 29~31일까지 사흘간 사측과 벌인 집중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전날 이재용 회장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교섭을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전삼노는 전 조합원 기본 인상률 3.5%(성과급 인상률 2.1% 포함 시 5.6%), 노동조합 창립 휴가 1일 보장,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조합원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노조 측의 안을 상당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삼노가 파업 참여 노조원의 임금 손실 대부분을 보전 받을 의도로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 ‘삼성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추가 요구하면서 최종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파업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내부에서 출구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참여정도와 직급에 따라 200만~500만원까지 불어나는 등 손실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오늘부터 복귀해도 되고 출근하더라도 게릴라 파업을 진행하게 되면 그때 일하다가도 나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5개 노조 중 가장 많은 수의 조합원을 보유한 전삼노는 제1노조인 사무직노동조합과의 통합도 예고했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구미네트워크노조, 삼성 5개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의 삼성전자지부(옛 DX(디바이스경험)) 등 5개 노조가 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1노조와 흡수통합을 통해 다음주부터는 전삼노가 제1노조가 된다“면서 ”순서상으로나 규모상으로나 전삼노가 1노조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삼노의 대표교섭 노조 지위는 오늘 5일 종료된다. 6일부터 단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면 쟁의권을 잃게 된다. 새로 교섭권을 얻기 위해서는 3~4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손 위원장은 전날 ”우리가 가장 큰 노조이기 때문에 교섭권을 잃는 것은 아니며 새로 교섭권을 얻어야 하는 기간 중 잠시 파업권을 잃은 뿐 이후 다시 교섭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측은 지난 달 31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파업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물량 대응에는 문제가 없으며 노조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적법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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