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 "자체 개발 MR-MUF, HBM 선두 확보 1등 공신"
이 부사장, HBM 개발 초기부터 패키지 기술 개발 '앞장' 지난 2022년 신규 임원 발탁...PKG제품개발 담당 맡아 자체 개발한 MR-MUF 강한 자신감..."성공신화 1등 공신" "맞춤형 HBM 시대에도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성공 신화 잇겠다"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PKG제품개발 담당)이 자사의 패키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4세대 및 5세대 HBM 제품에서의 점유율 선두를 기록한 데에는 자사가 자체 개발한 패키징 기술 'MR-MUF(대량 칩 접합 몰딩 방식)'이 1등 공신을 했다고 강조했다.
5일 이규제 부사장은 자사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은 하반기부터 공급될 12단 HBM3E에도 적용되고 있다"며 "활용 범위가 더 넓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HBM 1등 기술력을 더 공고히하는 데 힘이 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개발에 성공할 당시부터 패키지팀장을 지내며 기술 개발에 힘써왔다. 지난 2022년에는 신규임원으로 발탁돼 패키징 제품개발을 이끌어오고 있다.
이 부사장은 회사가 HBM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HBM을 최초로 개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어서 시장과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 이상으로 품질과 양산 역량을 끌어올려야 했다"며 "새로운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지만 초기 단계에서부터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당시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이었던 패키징 기술이 'MR-MUF'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회로에 부착하고 이를 위로 쌓아올리는 과정에 칩과 칩 사이 공간을 EMC(에폭시 몰딩 복합물)라는 물질로 채워 붙이는 공정을 말한다.
비유하자면 샌드위치(칩 결합)를 만들 때 식빵(HBM) 사이와 그 밖에 다른 재료 없이 잼(액체 접착제, ECM)을 이용한 것이다.
MR-MUF는 EMC라는 소재가 칩 사이에 빈 공간 없이 채워지기 때문에 다른 패키징 대비 방열 효과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추가 작업인 다른 재료의 접합 공정을 생략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생산 속도가 빠르고 불량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사장은 "빠르게 기술 관련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해 MR-MUF의 안정성을 검증해 냈다"라며 "경영진과 고객사를 설득해 MR-MUF를 3세대 HBM(HBM2E)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MR-MUF를 적용한 HBM2E 개발에 성공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HBM 시장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이후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2022년 6월 4세대 HBM인 HBM3 양산을 처음으로 성공하고, HBM 최대 구매 기업인 '엔비디아'에 제품을 독점 공급하기 시작하며 HBM 강자로 우뚝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MR-MUF 기술을 한 번더 고도화한 '어드밴스드 MR-MUF' 톡톡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어드밴스드 MR-MUF는 기존 칩 두께 대비 40% 얇은 칩을 휘어짐 없이 쌓을 수 있는 칩 제어 기술이 적용됐으며, 신규 보호재를 통해 기존 MR-MUF 대비 방열 특성이 대폭 향상됐다.
그는 "HBM3 12단부터는 기존보다 칩의 적층을 늘렸기 때문에 방열 성능을 더욱 강화해야 했다"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12단 HBM3 개발과 양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MR-MUF가 고단 적층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부사장은 "얼마전 MR-MUF가 고단 적층은 구현하기 어렵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았던 적이 있었다"며 "MR-MUF가 고단 적층에도 최적의 기술이라는 사실을 고객과 소통하는 데 힘을 쏟았고 그 결과 이는 고객의 신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사의 맞춤형 수요로 고도화되는 6세대 HBM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표준 규격에 따라 제품 두께는 유지하면서도 성능과 용량을 높이기 위한 칩 고단 적층의 방편으로 최근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SK하이닉스도 방열 성능이 우수한 기존 어드밴스드 MR-MUF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들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4는 내년 하반기 12단부터 출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해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에 대해서는 "칩과 칩 사이를 마이크로범프없이 직접 붙이는 방식인데 패키징 높이를 줄일 수 있어서 단수 증가에 대비해 연구 중"이라며 "(해당 기술을) 양산에 적용하려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야 하고 고객, 파트너사와 협업해 철저한 품질 검증을 거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BM4 16단부터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당장의 HBM4(12단) 개발에서는 어드밴스드 MR-MUF를 활용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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